30일 광주(光州)에서 열린 국민의힘 6·11 당대표 후보 합동 연설회에선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나경원, 주호영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단체 사진 촬영 때 거리를 둔 채 다소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4위로 컷오프를 통과한 중진 후보들이 1위로 오른 이 후보를 집중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경원 후보는 연설회에서 이 후보가 공약한 ‘청년할당제’ 폐지를 겨냥해 “청년할당제를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했다. 나 후보는 청년할당제를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하며 강조했다. 그는 연설 전 방송 인터뷰에선 “이 후보는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나는 유승민계 대표 격’이라고 했고 1년 전에는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유승민 대통령을 만들겠다고 하는 인터뷰도 있었다”며 그를 ‘야권 통합의 걸림돌’이라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연설에서 자신이 ‘진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경험도 없고, 큰 선거에서 이겨본 경험도 없으며, 자신의 선거에서도 패배한 원외 당대표가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홍문표 후보는 “젊은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청년당이 되느냐”고 했다. 중진 후보 가운데 53세로 가장 젊은 조경태 후보는 “28세 때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재선 때부터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며 “운동화를 신으면 겸손한 정치를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연설에서 “지난 며칠 계파 운운하는 낡은 정치의 관성 속에서 전당대회가 혼탁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다”며 “저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다.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저는 젊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연설 때 긴장한 듯 웃음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 후보는 연설 시간을 초과해 막판에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