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예비경선을 통과한 이준석 후보가 28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야구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 경선에서 1위를 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후원금 모집 글을 올린 지 사흘 만에 1억5000만원에 달하는 한도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세액 공제 대상(10만원 이하)인 소액 후원으로, ‘십시일반' 성격의 후원금 모집이 이뤄졌다고 한다. 보수 정당에선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졌다는 말이 나왔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은 30일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1억349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며 “현행법상 1억5000만원 이상 받지 못 하게 돼 있어 곧 계좌를 닫을 예정”이라고 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당대표 경선 후보의 후원회는 1억5000만 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직후인 지난 28일 페이스북에서 “후원회 가동을 시작한다”며 “더도 말고 1만 원의 기적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모금에 나선 지 불과 사흘 만에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인 것이다. 실제로 이 후보가 후원 계좌를 공개한 직후부터 ‘디시인사이드 새로운보수당 갤러리’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후보를 후원했다는 인증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 후보에게 모인 후원금 대부분은 세액 공제가 되는 10만원 이하의 소액이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후원자 2268명 가운데 ‘1만원'을 낸 후원자가 절반 이상인 1138명에 달했다. 10만원 이상은 545명, 100만원 이상은 20명이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100원, 500원 후원도 있었는데, 응원과 관심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후보에게 호감이 있는 2030 청년들을 중심으로 ‘십시일반’ 성격의 후원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소액 후원이 대부분이라 영수증 여러개를 한꺼번에 발급해주느라 애를 먹을 정도”라며 “젊은 층들이 응원하는 차원에서 십시일반 보태준 것 같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이 후보가 예비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율로 1등을 한 것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광주 경선에서 이기고 ‘노사모’ 지지를 기반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했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런 팬덤을 의식한 듯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발적으로 가입한 온라인 당원은 1만 명만 모여 있어도 위력이 세다”며 “젊은 당원 3만 명만 들어오면 이분들이 하고 싶은대로 당이 굴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당에 이런 일은 이례적”이라며 “진보 정당에서나 보던 일이 보수 정당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