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우체국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며 한 기자의 질문에 답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1.4.28/연합뉴스

수억 원의 국가예산을 들여 마련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관사(官舍)가 공실이 될 처지에 놓였다.

임 후보자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이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다. 임 후보자가 세종시에 마련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사에서 한달 반 만에 퇴거하면서 전세보증금 4억, 내부비품 구입에 투입된 1300여만원 국가 예산은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 후보자는 세종시 반곡동 아파트를 올해 2월 1일부터 2024년 1월 13일까지 나랏돈으로 임차했다. 전세보증금은 4억원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임기를 염두에 두고 빌린 것이다.

관사에는 TV, 냉장고, 청소기, 세탁기, 컴퓨터와 같은 가전제품을 들이기 위해서 약 600만원도 지출했다. 또 침대, 침구류, 책상, 주방가구 등의 가구에 514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블라인드, 식기, 냄비, 후라이팬 등에도 200만원의 비용이 별도로 지출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임 후보자를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있는 세종시에 따로 집을 구해, 각종 세간까지 새로 채워 넣은 것이다. 전임자인 원광연 이사장은 대전에서 출퇴근했기 때문에 관사에 따로 세금을 쓰지는 않았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네이버 알고리즘 관련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2020.10.07 국회사진기자단

임 후보자는 지난 3월 1일 세종시 관사에 입주했지만 과기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4월 25일 이 집에서 퇴거했다. 나랏돈이 투입된 관사는 현재 ‘빈 집’으로 남아 있다.

정희용 의원은 “코로나로 민생이 파탄지경에 이르렀지만 고위공직자라는 임 후보자는 한달 반 거주할 관사에 새로운 가구·가전제품까지 들여놓으면서 기분을 냈다”면서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는 청년들 눈에 빈 집으로 방치된 세종시 관사가 어떻게 비칠 지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