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레이스가 14일 예비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4선(選) 홍영표 의원의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15일엔 5선 송영길 의원과 4선 우원식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새 당대표 등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다음 달 2일 열린다.

이번 당대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당·청 관계를 조율하면서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을 주도하고, 내년 대선까지 치러야 한다. 하지만 친문(親文) 성향 메시지를 주로 내온 문재인 대선 캠프 총괄선대본부장 출신 송영길 의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홍영표 의원 간 경쟁을 두고 당내에서도 “그 밥에 그 나물” “쇄신 대상으로 거론돼온 친문끼리의 경쟁”이란 지적이 나온다. 비주류·소수파의 입장을 대변할 후보는 없이 친문 세력 내 경쟁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가장 먼저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영광도 고난도 함께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켜낼 사람은 홍영표”라고 했다. 민주당 내 친문 핵심 모임인 ‘부엉이 모임’을 주도한 홍 의원이 ‘문재인 정부 성공’을 기치로 내걸며 선명성을 내세운 것이다.

홍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18대 국회에 입성한 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다. 2018~2019년 민주당 원내대표로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 등을 주도했다. 그는 이날도 검찰 개혁 등 개혁 과제를 강조하며 “많이 반성하고 달라져야 하지만, 역사의 길을 멈출 순 없다”고 했다. 선거 패배 후 불거진 ‘친문 책임론’엔 “당내 친문, 비문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고 했다.

당내 ‘86그룹’ 맏형 격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보궐선거 패배 후 ‘조국 사태’를 둘러싼 논란과 강성 당원 반발에 대해 “어떤 이야기든 경청하는 자세를 갖고 다 수용해야 한다”며 “은폐하고 입을 틀어막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토론을 통해 객관화시켜 가야 한다”고 했다. 또 2030세대를 겨냥해 “91년생 딸이 비정규직으로 있다가 무기 계약직으로 바뀌었을 때 술 마시고 전화해 ‘아빠가 우리의 고통을 아느냐’고 했었다”면서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이번이 세 번째 당권 도전인 그는 2000년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2010~2014년엔 인천시장을 지냈다.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세 후보 중 유일하게 서울이 지역구인 우원식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더좋은미래’ 소속으로, 당내 진보·개혁 성향 의원들과 친분이 두텁다. 우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이던 2013년 ‘우리 사회 을(乙)들을 위한 기구’라며 만든 ‘을지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점을 내세우며 ‘민생 문제 해결’을 강조한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선 ‘자영업자 손실 보상 소급 적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 의원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선 “여러 반성이 나오고 있는데 하나씩 잘라내 책임을 묻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세 후보는 부동산 문제 해법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청년들이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해주겠다”며 무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90%까지 풀겠다고 했다. 집값의 90%까지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이와 관련, “수정·보완이 필요하지만 90%까진 동의 못 한다”며 “부동산 정책 기조와 방향은 제대로 마련됐고, 이를 흔들면 안 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선 “1가구 1주택자는 부담 없을 정도로 설계돼있지만,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우 의원은 “부동산 정책에 문제가 있었고, 수정·보완은 당내 부동산 종합 대책 기구를 만들어 사안별로 세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