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공직선거법에 따라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 국면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공표·보도할 수 없어 유권자들은 판세 변화를 알지 못한 채 ‘블랙아웃(대정전)’ 상태에서 투표해야 한다. 공표 금지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가운데 두 당은 총력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 태평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4월 2~3일)를 앞두고 열성 지지층뿐 아니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이른바 ‘샤이(shy) 진보’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끌어내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열세로 나타난 만큼 투표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오 후보 ‘내곡동 땅’ 의혹에 공세를 집중하면서 “실제 선거는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선거 때까지 남은 엿새 동안 조직표와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보궐선거는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 싸움”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2011년 선거(48.6%) 때처럼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여당도 아쉽지만 야당은 안 된다’는 샤이 진보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불러오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전체 유권자 수는 842만여명이다. 투표율을 50%로 가정하면 선거 승리를 위해 200만~210만표 이상은 확보해야 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당선된 박원순 후보가 얻은 표가 215만8000표였다. 투표율이 53.9%였던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약 206만표를 얻고도 득표율 0.6%포인트 차로 오세훈 후보에 패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0만표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야당에 거부감이 큰 진보·중도 유권자들을 넓게 결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31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는 지지층을 향해 연일 “오 후보와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표 금지 기간 돌입 전 여론조사 결과에 실망한 지지층의 투표 포기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유세에서 “현장 분위기와 여론조사는 많이 다르다”며 “끝까지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라디오에 나와서는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굉장히 다르다”면서 “매일매일 2%씩 지지율을 올리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도 “국민들이 조금만 더 도와주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했고,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도 “여론조사가 투표 결과와 다른 것을 많이 경험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관악구에서 이세돌 전 바둑기사와 함께 시민과 대화하는 행사를 열었다. 박 후보는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반값 아파트’를 분양하겠다”며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20평이면 2억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