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30일 “현행 공직선거법 90조 등이 선거운동 및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여 국민의 법 감정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규제 위주라는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이날 중앙선관위는 본지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최근 공정성·중립성 시비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법을 집행해야 할 책무가 있으며 모든 정당·후보자 등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는 ‘4·7 보궐선거 비용 누가 보상하나’라는 내용의 1인 피켓 시위가 공직선거법 90조에 따라 금지되는 것에 대해 “후보자 간 선거운동의 기회 균등을 보장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선거의 공정성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피켓 문구는 특정 정당(더불어민주당)의 명칭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선거법 90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도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 설치를 금지’한 선거법 90조가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선관위는 2013년·2016년 국회에 선거법 90조 폐지를 제안하는 개정 의견을 낸 바 있다. 당시 선관위는 “과도한 규제로 유권자의 알 권리와 실질적 선택의 자유마저 제약되고 있다”고 했었다. 선관위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개선된 선거문화를 고려하여 선거운동과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확대하고 보장하는 내용으로 개정의견을 국회에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제출한 바 있다”며 “이번 재·보궐선거 후에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개정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관위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4차 재난지원금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에 대해 “사회적 재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이 관계 법령과 절차에 근거해 의결된 점을 고려하면, 법이 금지하는 기부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반으로 볼 수 없는 정부의 직무상 행위라도 특별한 사유 없이 종전의 방법과 범위를 넘어 이례적인 홍보활동을 하는 등 행위 당시 불요불급한 사안으로서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직무상 행위에 대해서는 자제 등의 협조요청을 해왔으며, 그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때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