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13 총선 은평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총선 전 서울 녹번동 은평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은평구 2016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페이스북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하며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고 했다. 또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진 않았으면 한다”면서 ‘박원순 예찬론’을 설파했다.

23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하며 “박원순은 정말 그렇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입장을 밝혔다./임종석 페이스북

앞서 임 전 실장은 2014년 박원순 시장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을 거쳐 2014~201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박 전 시장을 보좌했다. 최근 대권 도전설(說)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임 전 실장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의 이 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슬퍼요’를 눌렀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박 전 시장을 가리켜 “호텔 밥 먹지 않고 날 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고 했다.

그는 “운전을 하다 보면 자주 박원순을 만난다. 유난히 많아진 어린이 보호 구역과 속도 제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제한 속도 50에 적응하지 못해 수시로 울리는 경고음을 들을 때마다 박원순의 목소리를 듣는다. ‘속도를 늦추면 사람이 보입니다’”라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1일 당시 신임 청와대 참모들과 오찬을 한 뒤 음료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권혁기 춘추관장, 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제1부속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연합뉴스

임 전 실장은 “인사동을 걸을 때, 연대 앞과 연남동을 지날 때, 널찍해진 덕수궁 앞 인도를 지나 서울 광장을 가로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 광장 확장 공사로 불편해진 광화문을 지날 때도 주행보다 보행을 강조하던 박원순을 생각한다”고 했다.

또 “완전히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와 여기저기 숨 쉬는 마을 공동체, 그리고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 찾동에서도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을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국제관광도시로, 세계 최고의 마이스 산업 도시로 만들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서울시 행정을 전파하려 세계 곳곳을 누비며 글로벌 리더들과 열띠게 토론하던 그의 모습도 그립다”며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면서 “그리고 이제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을 용산 공원의 숲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 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