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12일 상대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78학번인 박 후보가 쓰던 자취방을 81학번 김 후보가 이어받을 정도로 가까웠지만 이번엔 상호 비방을 주고받는 중이다. 두 사람은 김영삼(YS)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김 후보는 1987년 통일민주당 YS 총재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고, 박 후보는 YS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맡았다.
공격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소 뒤지는 김 후보가 주로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첫 방송 토론회에서 “MB 국정원이 작성한 4대강 사찰 원문에 박 후보 이름이 나왔다”며 불법 사찰 의혹을 직접 제기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기획관·정무수석을 지냈다. 박 후보는 “그건 국정원 내부 자료지 청와대에 보고된 자료가 아니다. 불법 사찰은 없었다”며 “YS때 정무비서관 해보셨지 않느냐”고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로를 향해 “얼빵하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토론회에서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인 ‘어반루프’(시속 300㎞ 주행 교통수단) 도입을 두고 “‘얼빵한 공약'이라는 말이 자자하다”며 “MB 시절 4대강에 로봇 물고기 투입과 유사한 이벤트성 공약”이라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얼빵한 비판”이라며 “10년, 20년 뒤에는 어반루프 시대가 될 것이고, 미래 기술을 선취하려는 노력 없이는 부산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박 후보 딸의 홍익대 미대 입시 비리 의혹, 야권 인사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100% 날조에 의한 선거공작”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관련자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이번 선거는 가덕도 신공항을 처음 추진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꿈을 이어받은 후보와 신공항 계획을 중단한 이명박 대통령 사람의 대결”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당 후보가 워낙 앞서가니까 민주당이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