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당내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가덕도 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동시에 맡았다. 이 대표는 자신이 대선 비전으로 제시한 ‘신(新)복지 체제’의 하나로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해 오는 9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이 대표가 4월 재보선 승리와 이낙연표 복지 공약을 통해 대선 레이스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재보선 중앙당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가 직접 이끄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도 발족했다. 이 대표는 당 회의에서 “저와 김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고 거당적으로 선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제 민주당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진입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만 재보선을 자기 책임 아래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했다.
국무총리 시절 고향인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40%대 지지도를 기록했던 이 대표는 작년 8·29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됐다. 하지만 새해 들어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제안했다가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샀고 지지도가 1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그사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도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부산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제정을 밀어붙였고 아동수당 확대, 만 5세 무상교육, 유치원 무상 급식, 온종일 초등학교제 등 신복지 체계 세부 내용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독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 대표는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계승자란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반등을 모색하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의 신뢰가 큰 만큼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은 성과를 내면 반등 가능성이 적잖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