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 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참석 의원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의 등장에 이날 정책협의회엔 여야 의원 33명이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국회의사당 맞은편의 한 호텔에서 여당 국회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 지사가 대선 대표 공약으로 밀고 있는 ‘기본 주택’ 법제화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지사는 지난 1월 26일 이 호텔에서 기본 주택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연 데 이어 5주 만에 다시 여의도를 찾았다. 작년 말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에 올라선 이 지사가 여의도 방문 횟수를 늘리며 정치적 외연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이 지사는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공정한 질서를 위한 제1의 길은 역시 경제적 풍요를 구성원 모두가 최소한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기본 주택이 가능하도록 법 제정에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 소득’과 장기 저리형 대출인 ‘기본 대출’에 이어, 무주택자라면 소득·자산·나이를 따지지 않고 3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임대형 ‘기본 주택’을 추진 중이다.

이 지사는 이날 협의회 후 대선을 1년 앞둔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경기지사로 열심히 한 데 대해 과분한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며 “더 열심히 맡겨진 일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새해 들어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지원 논란 속에서도 기본 소득 도입을 강하게 주장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날 이 지사의 협의회 참석을 두고도 일부 민주당 친문(親文) 인사들은 사석에서 “세(勢) 과시하러 왔느냐”고 했다.

이재명(앞줄 왼쪽 네번째)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는 이날 이 대표가 제안한 ‘신(新)복지제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전통적 복지가 확대돼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내가 기본소득을 주장한다고 해서 기존 복지 제도를 통폐합하고 없애고 대체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또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데 대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나 저를 위한 충언이라 생각한다”며 “성찰의 계기로 삼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최근 이 지사를 ‘양아치’에 빗댔다. 그런데도 이 지사가 로키(low key) 대응을 하자, 정치권에선 “전략적인 몸 낮추기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의 이날 정책협의회에는 현역 의원만 30명 넘게 참석했다. 민주당 31명, 국민의힘 1명, 정의당 1명 등이었다. 5주 전 기본 주택 토론회 때는 현역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일부 강성 친문 지지층에서는 여전히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 이 지사에 대한 호감도 조금씩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민주당 안에선 이해찬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이 지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일부 당원의 출당 요구가 이어질 때도 징계 결정을 유보했다.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측은 모두 “직접적 교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선 경선이 본격화하면 여권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계파 차원의 호오(好惡)를 떠나 경쟁력 있는 인사를 키우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 지사에 대해서도 그런 차원에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