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이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문열 작가와 나눈 대화를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이 작가가 “이 나라가 마치 ‘필론의 돼지’의 제대군인 열차 같다” “우리도 모르게 솥단지 안에서 쪄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작가가 1980년 발표한 단편소설 ‘필론의 돼지’에서 제대 군인들의 탑승한 열차는 극심한 혼란의 현장으로 묘사된다. 현재의 상황을 이 열차에 비유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토요일 아침 일찍 잔잔히 가는 눈이 흩날리는 (이 작가의 사재인) 부악문원을 찾았다”며 “한 시간이 넘도록 선생님과 나눈 대화에서, 나와 우리 국민, 대한민국이 가야 할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어찌 이보다 더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이 작가의 말을 전하며 “선생님은 진심으로 이 나라 앞날을 걱정했다”고 했다. 그는 “군인을 소재로 한 소설 ‘필론의 돼지’를 출판하자마자 광주민주화항쟁이 일어났고, 그 후로 무려 8년이나 금서에 올라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며 “그렇게 시대의 무게를 꿋꿋이 견뎌 낸 지식인의 눈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위태롭게 느껴진다는 것은, 분명 우리 사회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음을 말해준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유신시대와 신군부 시절을 모두 겪으신 문학가가 2021년에도 자유와 민주주의와 상식의 존립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이 상황이 저로서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 몫은 정치에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