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정치 신인 트랙’을 적용하기로 했다. 예비 경선에서 정치 신인끼리 따로 경쟁을 벌여, 이 중 최다 득표자가 본선에 직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 “10년 전 출마했던 후보들끼리 재대결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4일 예비 경선에 선거 출마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 2명 이상 나설 경우 이들 가운데 최다 득표자를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국민의힘 공천위는 본 경선에서 ‘일대일 스탠딩 토론’으로 신인들이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총 14명에 이르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 후보 가운데 정치 신인은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 조대원 전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 한대성 2014 글로벌 박사(PhD) 펠로십 수여자 등 3명이다. 호남 출신으로 대만계 외국 기업 한국법인 대표를 지낸 이 명예회장은 한때 국민의힘 인재 영입 대상으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공천 신청자 9명 중에선 김귀순 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오승철 부산복지 21 총봉사회 후원회장, 전성하 LF에너지 대표이사 등 4명이 신인으로 분류된다.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이달 초 사퇴한 박 전 부시장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예비 후보 중 3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박 전 부시장은 70년대생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새로운 피’가 경선판을 흔들어야 유권자들이 ‘뭔가 달라졌다’고 봐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정치 신인의 본경선 진출에 신경을 쓰는 것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야권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인사들이란 점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로부터 꼭 10년 만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지만 여야(與野) 모두 ‘그때 그 사람들’이 주요 후보로 뛰고 있다.
야권은 특히 단일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제3의 후보’가 주목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당초 “‘미스터트롯' 임영웅처럼 깜짝 스타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하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경선 규칙 마련을 두고 고심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신인이 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수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설령 신인트랙으로 서울·부산시장 본경선에 ‘새 얼굴’이 진출한다고 해도,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길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새 얼굴이 경선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