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두고 야권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연일 입당(入黨)을 압박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 후보 결정은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맞서면서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3월 초에 단일화를 얘기하든지 그 전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우리 당에 들어오든지 둘 중 하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선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대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국민의당 출신인 장진영 변호사가 소셜미디어에 ‘안철수는 변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공감 표시인 ‘좋아요’를 누른 것도 당내에서 화제가 됐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우주는 안철수를 중심으로 돈다?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국민의당은 “안 대표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멈춰달라”면서 반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제1 야당은 왜 모든 게 자기들 중심인가”라면서 “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같은 야권의 유력 후보를 비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단일화 논의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안 대표도 “저로 단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단일 후보 결정은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아니라 당 밖의 ‘제3 지대’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자는 뜻으로 해석됐다. 야권 단일화 경쟁자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는 꼭 해야 하며 어떤 룰이라도 상관없다”고 했다. 하지만 단일화 관련 질문이 집중되자 나 전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 대표 이야기는 그만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