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與圈)은 1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책임 있는 결단”이라며 일제히 추켜세웠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에선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싸우는 동안 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추 장관을 ‘정치적 부담’으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추 장관 사의 표명 후 ‘칭찬 릴레이’가 계속되자, 민주당에서는 “안 그랬다가는 추 장관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16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추 장관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민주연구원장을 맡은 홍익표 의원은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여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다운 결정”이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추 장관이 버티고 있었기에 검찰 저항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했고, 김영배 의원은 “철(鐵)의 장관 추미애, 정말 고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한편에선 “추 장관이 당장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나서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추 장관이 윤 총장과 대립하며 강성 친문(親文) 지지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추·윤 갈등에 비판적인 유권자도 적지 않다. 추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윤 총장이 소송을 준비하면서 징계 문제도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 장관이 사표가 수리되더라도 잠시 숨 고르는 시간을 갖는 게 맞는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법무장관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지도 않았는데 출마 거론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추 장관이 형식만 ‘자진 사퇴’였을 뿐 경질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전쟁이 연일 계속되면서 지지율 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 초 개각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추 장관이 먼저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청와대가 ‘결단에 깊은 존경’을 보낸다고 공치사를 했는데, 어떤 식으로든 추 장관에게 물러나라는 뜻을 전했고 결국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얘기”라고 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 ‘재신임’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오후까지 4만7000명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청원자는 윤 총장이 징계에 불복하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먼저 물러나는 것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했다. 강성 친문 지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게시판에는 “재신임 청원에 참여해 추 장관에게 힘을 줘야 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