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9일 ‘1차 후보군’으로 김진욱(54)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57)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61·이상 가나다순) 변호사 등 11명을 추천했다. 추천위는 오는 13일 회의에서 후보군에 대한 검증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여당은 이달 내로 공수처장 임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꼼꼼한 검증 절차 없이 최종 후보 확정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공수처장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이날 오전 김진욱·이건리·한명관 등 추천 후보 3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은 판사 출신 후보 2명, 국민의힘 측에선 검사 출신 후보 4명을 추천했다. 공수처 성격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시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서로 상대가 추천한 후보에 대한 견제가 예상되는 만큼 여야 측 추천 후보가 최종적으로 낙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한변협 등 중립적 주체가 추천한 인사에 대해서는 국민의힘도 편견 없이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한변협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이건리 권익위 부위원장이 주목받았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공익 신고자로 인정하고, 그해 9월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당시 ‘장관직 수행은 이해 충돌에 해당한다’는 권익위 입장을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이 부위원장의 조 전 장관에 대한 의견 표명과 관련, “권익위 업무 수행에 따른 의견 표명으로 중립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진욱 헌재 선임연구관은 판사 출신이다. 김앤장을 거쳐 헌법재판소에 재직 중이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검팀에서 수사관으로도 활동했다. 한명관 변호사는 대전·수원지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형사부장을 지냈다.
민주당은 권동주(52)·전종민(53) 변호사 등 판사 출신을 추천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찰 개혁’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 비(非)검찰 출신을 내세웠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충주지원장 등을 거쳤다. 전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지냈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때 소추 대리인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추천위원들은 강찬우(58) 전 수원지검장, 김경수(60) 전 대구고검장, 석동현(60) 전 동부지검장, 손기호(61)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 등 검사 출신 4명을 추천했다. 권력형 비리 수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변호사들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장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대검 중수부 출신의 최운식 변호사, 추미애 법무장관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전현정 변호사를 추천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오는 13일 회의에서 후보군에 대한 심사에 착수한다. 전체 추천 위원 7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