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월성 1호기 감사에 착수한 지난해부터 중앙정부, 경찰,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들이 감사원 징계 요구에 불응하는 사례가 폭증한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여권에서 감사원 흔들기에 나서자, 다른 정부 기관들도 ‘감사원 패싱’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감사원의 징계 요구에 대한 이행률은 2016년 97.8%, 2017년 91.5%, 2018년 94.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75.7%로 급락했다. 올해 9월 현재까지는 34.8%로 이행률이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감사원 징계 요구를 무시하고 ‘이행 중’이라고 답한 건수는 2016년 2건, 2017년 5건, 2018년 11건, 2019년 64건, 올해 9월까지 57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감사원법은 징계 요구를 받은 날부터 25일 이내에 그 결과를 감사원에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침낭·배낭·천막 획득 비리에 연루된 대령에 대해 중징계(정직)하라는 감사원 요구를 경징계(견책)로 낮췄다. 고용노동부 산하 폴리텍 대학도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감사원 징계 요구를 묵살했다. 감사원은 폴리텍 대학 측이 이사장 지시에 따라 승진 순위 11위를 부당 승진시켰다고 판단했었다.
‘감사원 위축 현상’은 최근 징계 요구 건수에서도 드러난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각 기관에 426건의 징계 요구를 했지만 올해 9월까지는 89건으로 줄었다.
야당은 “여권의 ‘감사원 흔들기’가 공직 기강 붕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도읍 의원은 “여권이 원전 감사를 트집 잡아 감사원을 흔들자, 다른 기관들도 감사원을 무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