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는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정면충돌했다. 여당에선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옹호했지만, 야당은 “사기꾼의 편지 한 장에 검찰총장이 식물총장이 됐다”며 반발했다.

이날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후 5시 35분쯤 술렁이기 시작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라임 사건 등의 수사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 발동에 나섰다는 속보가 전해지면서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이 자기 정치를 하려고 대한민국 검찰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감에 참석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을 향해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장모를 기소했던 박 검사장의 수사도 못 믿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특검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사기꾼(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편지 한 장에 검찰총장이 식물 총장으로 전락했다. 사기꾼이 검찰총장을 무너뜨린 희대의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명백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이자 직권남용”이라며 “이럴 바엔 추미애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검사장 출신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아무런 책임이 없는데 갑자기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것에 입장을 내보라”고 질의하자 조상철 서울고검장은 “상황 자체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 대변인들은 일제히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권력마저 사유화한 행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엄정 수사가 필요할수록 추 장관은 적임자가 아니다. 더는 추해지기 전에 손 떼고 물러나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독립적인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국정감사 도중 수사지휘권 발동 소식을 접하자 “라임, 장모·배우자 관련 사건은 검사윤리강령 등에 따라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것이 수사 지휘의 핵심”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정당한 법적 권리 행사”라고 했고,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독립해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렇게) 강단 있고 속 시원한 법무장관은 처음 본다. 응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