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건영 의원이 대북(對北) 이슈 등 민감한 현안에 선명한 메시지를 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 의원의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말하지 않은 뜻이 담겨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 “여당에 정치적 교통정리 신호를 주는 ‘호루라기맨’”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야당의 정쟁에 대응하고 있다”며 “청와대 대리인이라는 비판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세계 최대급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를 대거 공개해 논란이 일자 “신형 무기만 보고 ‘상호 협력이 재개되길 바란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내용은 모른 척하느냐”고 했다. 야당에서 ‘또 북에 뒤통수 맞았다’고 비판하자 윤 의원은 “껍데기만 보는 야당이 놀랍다. 뒤통수 맞은 게 아니라 종전 선언 필요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청와대는 최근 서해에서의 북한 총격 사건에 대한 비판 여론 때문에 김정은의 열병식 연설에 “주목한다”는 입장 정도만 밝혔지만, 윤 의원은 김정은 연설에 적극적 의미를 부여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22일 북한이 서해 총격 사건 이후 보낸 통지문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가 담겼다. 보수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북한의 사과는 받지 못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당 안에서도 우왕좌왕했는데, 윤 의원 등이 ‘사과’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응 방식도 정리가 됐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 입장이 정리 안 될 때 윤 의원이 나서 ‘교통정리’를 하면서 ‘호루라기맨’으로 불리기도 한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공세에도 적극 방어에 나서고 있다. 서해 총격 사건이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자, 윤 의원은 “새벽 2시 반에 보고했을 때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사건 직후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한 것에 대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목함지뢰 사건 다음 날 강강술래를 돌았다”고 받아쳤다.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과 관련,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등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자, 윤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고장 난 레코드’를 돌린다”고 했다. 4선의 김 의원이 “(윤 의원이) 국감 질의를 하는 게 아니라 나를 비판했다”고 사과를 요구하자 초선(初選)인 윤 의원은 “대통령에게 무릎 꿇으라고 한 게 누구냐”고 맞섰다.
윤 의원은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막은 ‘차벽’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명박산성’에 빗대 ‘재인산성’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명박산성이 막은 것은 민주주의였지만, (개천절) 차벽은 코로나19를 막은 것이다.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문제에도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게 청탁이면 동사무소에 전화한 모든 게 청탁”이라며 옹호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고 이번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았다. 대북 특사단으로 북한을 다녀왔고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막후 역할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다른 사람도 아닌 윤 의원 말이라면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입에 자물쇠 채웠다 할 정도로 워낙 말을 삼가던 윤 의원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민주당에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하는 의원이 있다면 윤 의원일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의심은 감내하겠지만, 청와대 대리인이라는 비판은 인정할 수 없다”며 “청와대가 아닌 상식의 시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근거 없는 야당의 정치 공세는 앞으로도 앞장서 반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