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화상회의실에서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비대면 방식으로 제8차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지난해 법원 내 연구단체 15곳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받은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이 단체 회장을 지낸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국제인권법연구회가 법원의 주류(主流)로 떠올랐고, 이것이 지원 예산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행정처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인권법연구회 지원 예산은 2016년 750만원(총지원액의 7.5%), 2017년 1100만원(7.4%), 2018년 1180만원(7.9%)으로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55.1% 증가한 183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체 연구단체 지원액의 11% 비율로, 법원 내 연구단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법원의 연구단체 전체 지원 예산은 연간 1억5000만~1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국제인권법 연구회에 예산이 몰리면서 지원 예산이 감소한 단체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던 형사법연구회는 작년에 1510만원을 배정받아 인권법연구회에 밀렸다.

지난해 기준으로 법원 내 15개 연구단체 지원 규모는 국제인권법연구회(11%·1830만원), 젠더법연구회(10.9%·1810만원), 형사법연구회(9.1%·1510만원), 지적재산권법연구회(7.2%·1200만원) 순이었다. 형사법연구회 회원 규모는 2050명 안팎으로 국제인권법연구회(약 420명)의 5배에 이르지만 지난해 지원 예산에서는 오히려 뒤진 것이다.

야당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달라진 위상이 예산에도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을 필두로 박정화 대법관, 김기영·이미선 헌법재판관 등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형연 전 법제처장, 김영식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지냈다.

전주혜 의원은 “특정 성향 연구 모임이 예산 지원에서 우대를 받고 해당 모임 출신 법관들이 인사에서 혜택을 본다면 사법 불신이 커질 수 있다”며 “사법부 중립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인권법연구회 ‘코드 인사’는 청산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