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처리에 협력 가능성을 밝히자 당내에서 18일 우려와 반발이 나왔다. 기업의 자율성과 경쟁력에 타격을 가하는 독소 조항까지 동의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야당 내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놓고 노선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우리 당이 대기업 편만 드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 눈밖에 날 수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여당이 밀어붙이면 법 통과를 막을 수도 없는데, 반대만 하다가 ‘대기업 옹호’ ‘반(反)공정’으로 몰릴 수 있다”며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내 일부 의원은 “절체절명의 경제 상황에서 기업들 숨통을 조일 규제 법안에 찬성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기업 활동의 자유와 창의, 시장경제 보호는 헌법 가치이자 보수 정당의 존립 근거와도 직결된다는 것이다. 조해진 의원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에 반대한다”며 “무엇보다 독소 조항엔 동의해선 안 된다”고 했다. 추경호 의원도 “코로나 사태로 기업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 어렵게 만들어서 되겠느냐”고 했다. 한 10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기업을 때리는데 야당까지 외면하면 우리 목소리는 대체 누가 들어주는 거냐”고 했다. 전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에 이어 손경식 경총 회장도 내주 김 위원장을 찾아가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