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타운홀미팅 '대전·충남 행정통합 도민의 고견을 청하다'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여당이 6·3 지방선거 전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대전·충남 행정 통합과 관련해 충남 도민들이 “주민을 무시한 졸속 통합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청도를 핫바지로 보느냐” “여당의 통합 법안은 특정인 당선을 위한 꽃가마 법안”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충남도는 4일 오전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대전·충남 행정 통합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충남 15개 시·군의 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주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전남·광주 통합 법안과 대전·충남 통합 법안을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크다”고 했다. 김 지사는 “광주·전남 행정 통합에 따른 특례 지원이 100이라면 우리는 50도 안 된다”며 “충청도를 핫바지로 보는 형태의 법안”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당장 5일부터 민주당 의원들을 직접 만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끝까지 도민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부산·인천·대전·충남·경북·경남 시·도지사는 지난 2일 “여당이 지역별로 제각각인 통합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비판하며, 정부에 공통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담 요청도 하겠다고 했다.

이창기 대전·충남 행정 통합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도 이날 “법안을 보면 오탈자도 많고 제대로 정리가 안 됐다”며 “특히 법안 부칙에 특정인을 겨냥한 ‘꽃가마 법안’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여권에서 대전·충남 특별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위한 맞춤형 법안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 3일 당론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 특별시 설치법’ 부칙엔 통합시장 선거에 나오려는 공직자는 10일 이내에 사퇴할 수 있게 해놨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후보자가 되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90일까지 사퇴하게 돼 있는데, 예외 규정을 둔 것이다.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행정 통합 이후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최정 충남공무원노조위원장은 “행정 통합으로 인한 근무지 강제 이전, 인력 감축 가능성 등 공직 사회에 불안감이 많다”고 했다. 딸기 농사를 짓는 A씨는 “대도시와 통합되면 예산이나 산업 정책이 도시 중심으로 쏠릴 가능성이 걱정된다”고 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반발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에 맞춘 졸속 통합을 중단하라”며 “주민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중대한 정책을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통합 대상인 대전시도 6일 대전시청에서 ‘대전·충남 행정 통합 타운홀 미팅’을 개최한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이창기 위원장, 대전시민이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