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운동 좀 한다’ 싶으면 도전 대상이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자타공인 ‘헬스부장관’이자 ‘헬친자(헬스에 미친 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39·서울 도봉구·초선)이다. 그는 과거 서울시청 앞에서 사람 두 명이 매달린 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스쿼트’ 동작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3대 중량 운동(벤치프레스·스쿼트·데드리프트), 예전에는 500을 훌쩍 넘게 쳤었죠. 요새는 무게 욕심 내지 않고,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웰니스(wellness)’를 하고 있습니다.”
10년차 ‘헬스인’인 김 의원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헬스장으로 향한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헬스 중독인 그는 주말을 포함해 주 6회 헬스를 한다.
지난 11월 19일 오전 마포구에 위치한 한 헬스장에서 어깨 운동을 마치고 땀을 닦는 김 의원을 만났다. 프렌차이즈 한 곳의 회원권을 결제해 그날 그날 일정에 맞게 장소를 옮기며 운동을 한다는 김 의원은 “여기 프렌차이즈가 기구 브랜드가 좋아요. 미국 MIT에서 만들어서 인체 공학 끝판왕이에요”라고 소개하며 눈을 빛냈다.
오전 6시에 헬스장 도착, 1시간30분간 운동, 샤워를 마치면 딱 오전 8시 전후가 된다는 김 의원은 자신의 하루를 여는 루틴으로 헬스를 꼽았다. “헬스장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나와의 싸움을 하는 장소예요. 정치로 넘어가기 전 하나의 의식을 치르는 ‘지성소’인 거죠.”
정치와 별개 영역 같지만 그는 헬스, 나아가 생활체육 문제 해결에도 진심이다. 최근에는 직접 생활체육지도사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헬스장 관련한 법이 체육시설업법인데, 너무 오래전에 만들어졌거든요. 업계 현실을 잘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제가 직접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땄어요. 연수 일정이 조금 힘들긴 했는데 필기나 실기가 어려운 시험이 아니라 의정활동과 병행이 가능했어요.”
- 보통 운동 루틴이 어떻게 되나. “덤벨, 바벨 등 프리웨이트를 중심으로 많이 한다. 요즘엔 머신 운동도 점차 늘리고 있다. 저도 나이가 이제 마흔이다 보니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어서.(웃음)”
- 오늘 한 운동은 뭔가. “오늘은 미는 운동을 했다. 미는 운동에는 가슴운동, 어깨운동, 삼두운동이 있다. 저는 미는 운동, 당기는 운동, 다리운동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눠서 하는데, 매일 하나씩 번갈아가면서 한다. 그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한 부위를 ‘조지게’ 되는 거다.”
- 유산소는 진짜 근손실 때문에 안 하는 건가. “아니다. (웃음) 몸이 무겁거나 컨디션이 너무 안 좋거나 하면 걷기, 자전거타기, 계단오르기 등 유산소만 하기도 한다.”
- 식단도 하나. “국회에 들어가고 1년 넘게 식단을 못했다. 식사 자리가 많다 보니까…. 술도 먹게 되고. 요새는 그래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생겼다. 술은 거의 안 먹고,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려고 한다. 식단은 혼자 먹을 때만이라도 최대한 조절을 하려고 하는데, 거의 샐러드를 먹고, 닭가슴살 등 고기를 곁들인다. 한창 몸이 좋았을 때 한 80㎏ 정도 나갔다. 지금은 92㎏이다. 7㎏ 정도는 더 빠졌으면 좋겠다.”
- 가장 선호하는 단백질은. “돼지고기다. 제가 또 한돈 홍보대사다. 소고기도 먹고 생선도 먹고 하지만, 실제로도 돼지고기를 제일 좋아한다. 가장 좋은 단백질 섭취원이라 생각한다.”
- 헬스에 진심인 나머지 ‘헬스장 먹튀법’도 발의했다. “한때 굉장히 큰 헬스장도 회원을 유치해두고 폐업을 하는 ‘먹튀’수법을 쓰는 범죄가 왕왕 있었다. 헬스업계 자체에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민들이 헬스장 장기 등록을 꺼리게 됐다. 당시 회원들도 문제였지만, 급여를 못 받는 트레이너들도 있었다. 그걸 법적으로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법을 발의했다.”
- 헬스 관련 다른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있는 게 있나. “체육시설업법에 따르면 생활체육지도자들이 회원들을 가르치기 위해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일정 면적당 1명의 트레이너만 있으면 된다. 이에 따라 한 헬스장에 5명의 헬스트레이너가 상주하고 있다면, 이 중 4명이 무자격이어도 상관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예전에 만들어진 법이라 현실과 안 맞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사실상 제정 수준의 개정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 헬스트레이너뿐만 아니라 요가, 필라테스 등 다양한 업종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 들었다. “이게 이중적 문제다. 예컨대 회원이 운동을 하다가 다쳤는데 알고 보니 공인자격증이 없는 강사였던 거다. 그리고 무인 헬스장이라는 게 존재할 수가 없는 구조가 된다. 그래서 우회해서 영업을 하기도 하고, 어느 헬스장에 갔는데 그때 자격증을 가진 트레이너가 부재하면 위법이게 되는 것이다.”
- 어떤 해결법을 생각하고 있나. “법을 현실적으로 맞게 고쳐야 한다. 면적이라는 기준에 묶을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묶어야 한다. 회원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트레이너라면 자격을 가져야만 하게끔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변화하는 피트니스사업과도 전혀 맞지 않는 법이다. 웨어러블 기기를 쓴다든지, AI를 접합한다든지 등 사업을 꾸릴 때 산업 분류표가 맞지 않는 문제도 있다.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 헬스장 외에 국회에서 가장 자주 가는 장소를 꼽는다면. “사우나가 아닐까.(웃음) 국감 기간 때는 거의 매일 야근을 마치고 국회에서 샤워를 하고 퇴근했다. 오전반 멤버가 있고 오후반 멤버가 있는데, 퇴근시간에 가면 전재수 의원님 등 민주당 의원님들도 많이 만난다. 평소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찾는 것 같다.”
- 알몸으로 인사를 나누는 건가. “그렇다. 반갑게. 알몸으로.(웃음) 국회 입성 전에는 여야가 본관에서는 싸우더라도 국회 지하 사우나에서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그런 문화가 사라졌다는 안타까움을 표한 적도 있었는데, 입성하고 보니 아주 없어진 문화는 아니더라. 당이 다르지만 서로 돌아가는 얘기도 좀 하게 된다.”
- 18개월 딸을 육아 중이고, 이제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자주 가는 육아공간은. “키즈카페. 딸이 엄청 힘이 세고 에너지가 넘치는 편이다. 엄청 뛰어다닌다. ‘매달리기’ 운동을 제일 잘한다. 엄청 오래 매달려 있다. 제가 굳이 운동을 안 가르쳐줘도 알아서 그런다. 원래 공원을 많이 갔는데 지금은 추워서 못 간다.”
- 정치인으로서 한국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가. “아이들부터 노년층까지 건강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도봉구에서는 최근에 중학교 운동장을 인조잔디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도봉구 관내 학교 대부분은 인조잔디 운동장이 없다. 마사토가 깔린 운동장이 대부분인데, 마사토 운동장은 잔디 운동장에 비해 사용에 제약이 많고, 노후화로 인해 안전문제가 발생한다. 인조잔디로 점차 바꿔나가면서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장려할 계획이다. 교육도 중요하다. 운동습관부터 식습관까지 제대로 된 웰니스 교육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요즘에서야 저속노화니 하는 내용들이 유행하고 있는데, 정규 교육과정에서도 검증된 영양학이나 운동을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