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가 6일 오후 10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이 프로그램은 원래 5일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숨진 일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JTBC 측에 방송 연기 요청을 해 방송이 하루 미뤄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K-푸드 전도사’로서 한국의 제철 농수산물과 전통 추석 음식을 소개한다. 또 평소 즐겨 먹는 한식, 한가위 관련 옛 추억 등을 말할 예정이다. 냉부해는 셰프들이 유명인들의 냉장고에 담긴 재료로 요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이 대통령 부부의 냉부해 출연은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국가전산망 복구에 헌신하던 공무원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면서 “공무원은 밤샘 복구하고,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예능 프로그램 녹화 촬영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주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냉부해 방송을 하루 미뤄달라고 JTBC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 대책 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 대통령은 28일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한 뒤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주진우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촬영·이동 시간을 감안해 28일 오후 12시 무렵 예능 촬영을 시작했을 것”이라며 “화재 진화된 지 18시간밖에 안 되던 때. 조기 수습의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냉부해 방송을 하루만 미뤄 공무원 발인 다음 날 강행한단다. 피해 국민과 가족 잃은 유족 앞에서 배터지게 먹고 낄낄거리며 웃을 텐가”라며 “냉부해 방영을 취소할 것을 국민을 대표해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48시간 행적은 결국 거짓말이었다. 거짓을 거짓으로 덮다가 결국 어제 지난달 28일 예능 녹화 사실을 시인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 촬영을 했는지, 극단적 선택을 한 담당 공무원의 발인을 피해 고작 하루 늦게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발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라며 “지금 국민은 이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머릿속이 궁금하다”고 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하며 주진우 의원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한가위에까지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로 흑색선전을 일삼는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고, 주 의원을 즉각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주진우 의원은 “방송 취소하고 대국민 사과하면 될 일을 계속 키운다”며 “내가 둔 수로 (지난달) 28일 냉부해 촬영 들통난 것이 많이 아프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