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추석선물 택배 상자가 쌓여있다./뉴시스

국회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298명의 국회의원에게 명절 휴가비로 각 424만7940원을 입금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직장인 평균 지급액(62만8000원)의 7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해 국회의원이 상여 수당으로 받는 명절 휴가비는 총 849만5880원이다. 국회의원들은 설과 추석 두 번에 걸쳐 휴가비를 나눠 받는다. ‘월 봉급액의 60%를 지급한다’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 것이다. 올해 국회의원 연봉은 약 1억5700만원이다. 명절 휴가비는 지난 10년간 약 10%가 올랐고 올해는 전년 대비 동결됐다. 지난달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95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상여금 지급액은 62만8000원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국회의원의 이른바 명절 ‘떡값은’ 재선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오늘 제 통장에 어김없이 명절 휴가비 424만7940원이 찍혔다. 그러나 긴 추석 연휴는 더 슬프고 버거운 이웃들에게는 오히려 고통의 시간”이라면서 “명절 휴가비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겠다. 그럼에도 제 삶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추석 때도 명절 휴가비를 공개하면서 기부 의사를 밝혔었다.

김 의원은 “국회 안과 밖의 괴리가 여전히 큰데 마음이 무겁고 송구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저는 국회의원이 된 첫해부터 코로나19로 자영업자 수십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에서, 세비로 제 주머니 채우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고 썼다. 김 의원은 초선 의원 시절부터 세비 30%를 기부해 오고 있다.

올해 국회의원 298명 중 명절 휴가비를 공개하고 기부 의사를 밝힌 건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정부, 여당을 향해 “예산·추경·법안 심사 과정에서 ‘국민 혈세’를 외치지만, 정작 그것이 미래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빚 폭탄이 되고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서 “마구 퍼주기를 일삼는 현실을 볼 때, 절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중진 의원을 겨냥해 “우리 정치권은 자녀 결혼 청첩장에 계좌번호는 물론 카드 결제 링크까지 버젓이 넣는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래 놓고 민생을 외친다면,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