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통일교 측에서 불법 정치 자금 1억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권성동 의원이 구속되자 17일 국민의힘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전날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을 시작으로 당 주요 인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원들 두세 명만 모여도 어김없이 특검 수사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내란·김건희·해병대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른 현역 의원은 10여 명에 이른다. 통일교 이권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권 의원 구속을 계기로 지난달에 이어 국민의힘 당사(黨舍) 압수 수색을 재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행정안전부는 서울·부산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에 대한 비상계엄 가담 의혹 진상 조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그저 야당인 것이 죄(罪)인 시대”라며 “권 의원 구속은 (집권 세력이)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으로 가기 위한 야당 말살 단계”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21일 동대구역에서 ‘야당 탄압·독재 정치’ 규탄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장외(場外) 투쟁에 나서는 것은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사법부 장악 시도, 야당 탄압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6년 전 장외 집회에 나섰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지도부가 이듬해 총선에서 대패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른바 ‘윤어게인’ ‘부정선거’ 세력까지 우리 당 장외 집회에 섞여드는 것이 걱정”이라며 “그런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지도부의 언행이 대여(對與) 투쟁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노상원 수첩’대로 됐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하자, “제발 그랬으면 좋았을걸”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뒤늦게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