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가 14일 손현보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부산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손 목사는 부산교육감 재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교회 예배 등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지난 8일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장 대표는 “손 목사 구속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닌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예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헌법이 생긴 이래 이런 혐의로 종교 지도자를 구속한 예는 없었을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종교 탄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반(反)인권, 반문명, 반법치, 반자유민주주의의 문제”라고 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민수 최고위원, 부산이 지역구인 김도읍 정책위의장, 김미애·박성훈·서지영 의원 등이 동참했다.
손 목사는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 3월 교회 예배에서 윤석열 정부 국가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승윤 후보와 대담하고 그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또 지난 5~6월 기도회와 예배에서 “김문수 후보를 당선시키고 이재명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해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교육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손 목사는 경찰 수사를 받았고, 지난 8일 부산지법 엄성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손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산을 거점으로 교세(敎勢)를 키운 손 목사는 올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세이브 코리아 국가 비상기도회’를 주도했다. 다만 세이브 코리아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오자 즉각 승복했다.
야당이 부산 지역 교회 예배에 참석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은 기독계를 겨냥한 검경·특검의 수사가 도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야권 전반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해병 특검이 기독계 원로인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을 압수 수색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특검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손현보 목사 구속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혐의로 구속 수사까지 받는 것은 지나치다. 검경과 사법부가 권력의 마음을 읽으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내란 특검이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한 전 대표를 강제 출석시키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반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내란 특검이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받아들여 오는 23일 증인신문을 열기로 했다. 참고인을 법정에 소환해 증언을 듣는 절차로, 한 전 대표는 “아는 것은 책과 다큐멘터리 증언으로 이미 다 밝혔다”는 입장이다. 친한계는 “특검이 조사할 대상은 한 전 대표가 아니라 작년 하반기부터 계엄 가능성을 언급했던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총리 등 당시 민주당 지도부, 의결 정족수가 찼지만 곧바로 계엄 해제 표결을 진행하지 않은 우원식 국회의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