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안철수 의원과 접촉면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양당(兩黨)의 선거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개혁 성향 인사들과 개혁신당이 협력하는 ‘안오석(안철수·오세훈·이준석) 연대’가 뜬다면 지선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일 SBS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 오 시장은 중도 확장성이 있는 범야권 인사들”이라면서 “(특히) 안 의원과는 바른미래당에서 오해가 있었는데, 저 스스로가 미안하다고 하고 공통점을 찾아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시절 이 대표의 서울 지역 공천 문제로 빚었던 갈등을 씻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MBN 인터뷰에서도 그는 “한국과 일본이 평소에 사이가 나쁘더라도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같이 싸워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는 “거의 한 팀이라고 보고 있다”며 “오 시장은 정치적으로 개혁신당과 인적 교류도 많다”고 했다.
‘안오석’ 세 사람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서울’ 토론회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개혁신당과 합당이 됐든, 선거 연대가 됐든 어떤 형태로든 합심, 협력해서 폭주 기관차를 견제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최근 행사장에서 조우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같은 자리에 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천하람 원내대표를 가리키며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는 여기 계신 분들이 힘을 합치려는 노력에 달려있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은 현재까지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당의 지나친 우경화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외연 확장에 공감하는 범보수 세력을 하나로 묶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국민의힘 김재섭·김용태 의원과 같은 수도권 지역구 의원, 개혁신당의 천하람 원내대표 등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이들과 두루 접촉하면서 “거대 권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야당이 견제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의 외연을 확장하고 민심에 다가서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던 오 시장 측에서는 지난 6월 대선에서의 서울 지역 득표율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계엄·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대선임에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1%,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6%를 득표했다. 당시 개혁신당 후보였던 이 대표는 9.9% 득표율을 자력으로 얻은 바 있다. 오 시장 측은 “현재 국민의힘이 몰리는 형국이지만, 범보수 진영이 연대한다면 지선 최대 접전지인 서울에서 불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소수정당인 개혁신당 입장에서도 지방선거에서의 ‘선거 연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개혁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낼 수도 없다”면서 “전략적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임 하든, 나아가 합당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