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 입법 이후 후속 조치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미국 조지아 주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사흘 만에 석방 교섭이 타결된 데 대해 경제계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 회장은 “향후 미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비자 쿼터 확보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민주당 대표님께서도 관심과 지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정체, 성장 정체 현상이 오래갈 것 같아 다소 우려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5년간 보면 2015~2019년 연평균 2.7% 성장하던 경제가 이후 5년간 2.0% 내렸고, 올해는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5년간도 1% 성장대를 벗어날 전망에 그쳐서 우리 경제 체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경제 성장이 돼야 민생이 회복되고 글로벌 경쟁에서 맞설 국력도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체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 한계에 다다른 상황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정부가 AI(인공 지능) 대전환, 첨단 산업을 위시한 초혁신 경제 의지를 밝히고 있고, 국회에서도 여러 입법안이 발의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다만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많다”며 “성장할수록 보상이 줄어들고 부담은 커지는 현 제도 시스템 개선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 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데, 수시로 정책 제언도 드리고 연말에 한꺼번에 모아서 전달드릴 생각이다. 잘 반영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기업들도 예외 아닐 것”이라며 “미국 조지아주에서 우리 건설 노동자들이 구금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다행스럽게 이재명 정부에서 신속하게 협력 대응해서 곧 무사하게 돌아오실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 하시는 여러분께서 더 각별히 깜짝 놀라셨을 것인데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당에서는 전폭적으로 비자 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해 잘 해결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금 세계 경제 격랑 속에 있다. 잘 아시다시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신산업 육성과 관세 전쟁이 겹쳐서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정 대표는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낡은 법적·제도적 장치가 있다”며 “기업 사이즈별 계단식 규제로 인해 규제를 피하느라 성장도 피한다는 지적이 크게 가슴에 와닿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에서 안전 장치를 보상·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공정 과제와 맞닿아 있다. 모든 경쟁 주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활력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혁신과 성장을 통해서 기술 주도의 성장을 이뤄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성장하는 진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해 경제 주체들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오해받긴 하지만, 균형을 잡는 게 우리 숙제 아닌가 싶다”고 했다.
정 대표는 “엊그제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서도 한 가지 약속한 게 있다”며 “요구하신 부분은 바로 피드백을 드리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요구에 대해) 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설명드리고, 언제까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그는 중기중앙회에서 3개월마다 정기 회동을 갖자고 제안한 것처럼, 대한상의에도 3개월 또는 분기에 한 번씩 만남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