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간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최근 문 전 재판관에게 교수직 관련 제안을 했고,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문 전 재판관은 지난 9월 4일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내정은 아니고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KAIST 측 인사가 먼저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총장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정’이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성필 원장은 4일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인사 심의 등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상태가 아니다. 총장 인선 등 학교 인사나 조직 체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전 재판관은 지난 4월 18일 퇴임 후 현재 부산에 머무르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적을 두지는 않은 상태다. 정치권 진출이나 대형 로펌행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서울시립대 로스쿨 초빙교수로 강단에 설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교원 공모 절차에 응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권이나 영리 목적의 로펌에 갈 생각은 없다”며, “비수도권 대학의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학생들에게서 배우고 싶다”고밝힌 바 있다.
“인사 심의 등 공식적 절차는 아직”
최근 문 전 재판관은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메시지를 활발히 전달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그는 첫 산문집 ‘호의에 대하여’를 출간해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월 10일에는 서강대학교에서 ‘법률가의 길: 헌법소원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다. 이 강연은 문 전 재판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 이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공개 강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6월에는 전남도교육청 주최 ‘민주시민 토크콘서트’에 연사로 참여해 학생들과 헌법과 교육, 민주주의를 주제로 소통하기도 했다.
한편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2009년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의 기부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미래학 전문 교육기관이다. 과학적 미래학과 전략, 정책 교육을 통해 국가 및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카이스트의 과학기술 교육인프라를 기반으로 미래전략, 지식재산, 과학저널리즘 분야 석·박사과정,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복수학위 과정, 지식재산 학부 부전공을 운영하고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