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안철수·조경태 당대표 후보의 단일화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안·조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찬탄파’다. 그동안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이들은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찬탄파 진영에서 ‘단일화를 통해 결선 투표 진출을 모색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오는 22일 당대표 선거에서 처음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1·2위 후보가 재차 맞붙는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찬탄파인 최우성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우재준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자진 사퇴했다.
찬탄파 단일화론에 불을 붙인 것은 한동훈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상식적인 후보들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며 “그러면 민주당 정권의 독주와 전횡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고도 했다. ‘상식적 후보’로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사실상 지목한 것이다.
최우성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17일 자진 사퇴하면서 “개혁 세력이 하나로 뭉쳐 당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조경태·안철수 후보도 대의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無黨)층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문수 후보가 31%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안철수·장동혁 후보가 각각 14%, 조경태 후보는 8%로 조사됐다. 의견 유보는 33%로 적지 않은 비율이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 “안·조 후보가 지지 세력을 한 데 묶으면 김·장 후보와 대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차 투표에서 반탄파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고 찬탄파 후보가 2위에 올라 2차(결선) 투표까지 가면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은 “안·조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지면 온건 성향 당원들의 결집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결선 투표에서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면 (찬탄파 후보에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반탄 진영에서는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
조경태 후보는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단일화에) 응답해달라”는 입장이다. 반면 안 후보는 “제가 결선 투표에서 승리해서 조 후보의 개혁 사항을 완수해 드릴 것”이라며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안 후보 측은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가 당원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하는 당대표 선거의 판세를 보여준다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당 혁신 방법론에 대한 두 후보의 시각차도 단일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적 쇄신에서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인적 쇄신 대상”이라고 했지만, 안 후보는 “다수를 쇄신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내란특검 참고인 조사에 대해서도 안 후보는 거부한 반면 조 후보는 출석했다.
한편 이날 KBS에서 진행된 2차 TV 토론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은 국민의힘 활로(活路)에 대해 저마다 다른 해법을 내놨다.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한목소리로 “내분을 없애야 국민의힘이 살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안 후보는 “계엄 옹호를 버려야 한다”고 했고 조 후보도 “국민을 배신한 ‘윤석열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렸다. 장 후보는 “계엄 이후에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구나’ 알게 됐다는 것이 ‘계몽령’”이라고 했다. 그러자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우리 당에 얼마나 많은 해악을 끼쳤나.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