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광주광역시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조우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비공개 회동에서 “당의 극우화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 이후 20여 일 만이다. 이 자리에는 찬탄파(탄핵 찬성)로 분류되는 김근식·양향자·최우성 최고위원 후보도 집결했다. 정치권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혁 성향 후보들의 연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한 전 대표와 안 후보는 광주광역시 소재 호텔에서 열리는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 취임식에 함께 참석했다. 김 위원장을 매개로 두 사람이 20여 일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만나 “국민의힘이 ‘윤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당이 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대화했던 바 있다.
이날 한 전 대표는 축사에서 “민주당 정권의 위헌정당해산 시도에 맞서기 위해서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길은 두 가지”라며 “첫번째 길은 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막은 정당이라고 외치는 길이고, 두번째 길은 계엄유발은 민주당 잘못이 크니 국민의힘 말고 민주당을 해산하라고 우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어떤 길이 국민의힘 해산과 민주당 1당 체제를 막을 수 있는 길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나. 함께 가면 길이 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 연대’로 전진해야 한다”고 했었다.
이날 김 위원장 취임식에는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근식·양향자·최우성 최고위원 후보도 참석했다.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한 조경태 후보는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이들은 각자 “개인 자격으로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혁 성향 후보들이 한자리에 집결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반탄파(탄핵 반대) 후보들이 유튜버 전한길씨를 중심으로 모이자, 찬탄 진영 또한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친윤석열)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의 난입으로 전당대회가 혼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혁 성향 후보들도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아스팔트 세력이 제1 야당을 접수하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후보들이 뭉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