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 대상자 명단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 정치인이 대거 포함되자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에 야권 정치인들의 사면을 요청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송 위원장이 뒤늦게 요청을 철회한다고 밝혔지만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 등 요청 대상자들은 법무부 사면심사위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여권에선 ‘야당도 똑같지 않으냐’는 논리로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배우자에 대한 사면·복권을 요청했다. 강 실장은 “이게 다예요?”라고 물었고, 송 위원장은 “현재까지 연락 온 것은 이게 전부”라고 답장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것이 ‘사면 거래’ 논란으로 확대되자 송 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만나 “국민의힘은 이번 광복절에 어떠한 정치인의 사면도 반대한다”며 “제가 전달했던 명단도 철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지난 7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송 위원장의 ‘사면 명단’에 있던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 등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포함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송 위원장이 사면·복권을 요청했던 인사들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조 전 대표가 특별사면 대상에 된 것에 대해 송 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조국 일가족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세뇌시킨 (유튜버) 김어준의 그릇된 인식을 반영하는 최악의 정치 사면”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결국 조국의 늪으로 빠져든 것”이라고 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도 “조 전 대표가 독립운동하다가 감옥 갔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송 위원장의 ‘사면 요청’을 백지화하겠다는 종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선 “송 위원장의 사면 요청이 ‘조국 사면’ 국면에서 패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선 송 위원장의 사면 요청으로 인해 조 전 대표 사면을 비판하기가 머쓱해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수도권의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이재명 정권 입장에선 조국 사면에 따른 민심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사면 요청’ 대상자들까지 동시에 풀어주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실의 물타기 수법에 야당이 농락당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