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photo 뉴시스

광복절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특별사면이 다가오는 가운데,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수감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 여부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사법 절차를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 이미 사법적 절차를 밟아 형을 살고 있는 조 전 대표의 사면론에 힘을 더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엔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조 전 대표를 면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한층 격해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조 전 대표에 대해 “이미 죗값을 치렀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조 전 대표를 사면했을 경우 불어올 후폭풍이 정권 초반 국정동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7월 3일 비교섭단체 5당(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오찬을 가진 이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10일 만에 사면을 단행했다는 말에 “그렇게 일찍 했느냐”고 되물었을 뿐이었다.

국회의장이 직접 면회… 여당은 ‘갈팡질팡’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 문제는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이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조 전 대표를 면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7월 9일 조 전 대표를 접견했다. 면회는 과거 ‘특별면회’로 불렸던 ‘장소변경접견’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소변경접견은 일반 면회와 달리 시간제한도 없으며, 신체접촉이 가능한 비교적 자유로운 공간에서 진행되는 방식이다.

현직 국회의장이 직접 교도소를 찾아 수용 중인 인물을 접견하는 사례는 드물다. 물론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우선 우 의장은 조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오래 맡은 바 있다. 조 전 대표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14년 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우 의장이 개인적 인연으로 면회를 갔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8·15 광복절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사면 논의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급기야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직접적으로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건의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강득구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그와 그의 가족은 이미 죗값을 혹독하게 치렀다”고 주장하며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정식 건의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 역시 언론을 통해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과 복권이 이뤄져야 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과 혁신당이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장 중에서도 김동연 경기지사가 공개적으로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건의하는 등 여권 내 주류 정치인들까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전당대회를 치르는 민주당 당권 주자들 역시 명확한 의견 피력을 자제하며 여론을 살피는 모습이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지난 7월 29일 TV토론에서 관련 문제에 대해 하나같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조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자 범여권을 형성하는 혁신당 또한 내심 사면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공개적인 의견 표출을 자중하는 모양새다.

부산시장 출마?… ‘사법 불복’ 尹과 대조도

여권 내에서도 아직 의견이 봉합되지 않고 있지만,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경우 그의 행보 역시 주목된다. 당장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면·복권된 그가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미 민주당과 여권 내부에서는 부산을 지역구로 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최인호 전 의원 등 부산 지역 전·현직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박형준 현 시장을 상대할 만한 거물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조 전 대표가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통해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 출마한다면 진보 진영의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선다.

사면에 대한 여론은 현재까지 팽팽하다. 공개된 여론조사 추이가 그렇다. 미디어토마토 의뢰로 지난 7월 7~8일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조국 전 대표 특별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6.2%가 “사면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다만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 역시 45.6%를 기록하며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서도 양분된 여론은 이어졌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7월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 전 대표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47.1%, ‘반대한다’는 답변은 48.9%로 기록됐다. 이처럼 갈라진 여론 속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사법 불복’ 움직임과 조 전 대표가 대조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시점’이라는 시각도 일부 나온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조사와 각종 재판 등에 연이어 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2주 연속 재판에 불출석했으며 특검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해왔다. 이후 이어진 김건희특검의 출석 요구에도 그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30일 소환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이처럼 윤 전 대통령이 사법 절차에 불복하는 흐름은 이미 실형을 받고 수감 생활 중인 조 전 대표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민주당 모 의원실 관계자는 “(조 전 대표에 대해) 원내에서 큰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윤석열과 비교했을 때 (조 전 대표는) 사법부 판단을 수용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광복절이 보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결국 사면권을 가진 이 대통령의 결단이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여권과 여론 추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끝까지 여론을 살피겠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아무리 여의도에서 얘기해봐야 결국 용산이 키를 잡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여론이 결국 한쪽으로 기울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여권 관계자 역시 “아직은 알 수 없다”며 “이 대통령도 끝까지 지켜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단은 이 대통령이 하는 것이지만, 그 후폭풍은 이 대통령 자신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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