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원 구성 협상 등 관련 회동을 위해 운영위 소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2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과 관련해서 “보좌진의 경우 일반적인 직장 갑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보좌진은 국회의원과 동지적 관계로 일반 직장과는 달리 공사(公私)구분이 모호하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맨정신으로 하는 소리인가”라며 반발했다.

문 수석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강 후보자가 과거 보좌진에게 자택 변기 수리·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 “보좌진과 (국회)의원은 식구 같은 개념이 있다”며 “(일반)직장과는 달리 의원 활동에서는 개인의 일이냐, 공적인 일이냐 구분이 굉장히 애매하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국회의원이라면 오히려 일반 직장보다 공사를 구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문 수석은 “너무 가까운 사이니까 국회의원들도 가끔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뒤이어 “열심히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 없이 잘해내는 보좌진이 있고, 또 불만을 갖는 보좌진도 있다”면서 “자발적으로 (사적 심부름을) 하는 보좌진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문 수석은 “강 후보자에게 보좌진 갑질 의혹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보좌진의 증언도 있었고, 본인이 충분히 사과도 했다”고도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앞서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강 후보자의 갑질과 관련해서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행위”라면서 자진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런 당내 반발에 대해 문 수석은 “국회의원들이 기본적으로 월급 받고 있는 직장인의 고충은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 후보자를 둘러싼 갑질 의혹에 대해선 “지금 얘기가 되고 있는 것은 모두 과거의 일”이라며 “그런데 앞으로 더 잘하느냐 못 하느냐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모양새다. 문 수석은 전날 KBS라디오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알코올 중독자인 그랜트 장군에게 전권을 위임하면서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끈 링컨 (미국) 대통령의 결단”에 비유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YTN라디오에 나와 “갑질은 아무래도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이 있다”며 “두 명의 전직 보좌진이 의혹을 제기한 것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최근에는 반대되는 진술도 많이 나왔다”고 했다.

이 같은 ‘강선우 엄호’에 대해 국민의힘은 “맨 정신으로 하는 소리인가”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문 수석을 겨냥해 “보좌진은 동지적 관계라 일반 직장과 다르다는 것은 정신 빠진 소리”라면서 “강선우 후보자가 ‘동지’인 보좌진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주고 변기 수리해 줬다면 (그 말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강선우 감싸기에 나서는 민주당의 변명 수준이 가관”이라며 “본체가 갑질 그 자체인 사람(강 후보자)을 정상인 만들려는 시도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자기들 보좌진을 소위 ‘통진당식 생활비서’로 보는 것”이라며 “보좌진은 피 같은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