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관세협상 및 방위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방미를 마치고 귀국해 “미국 측에 조기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미측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위 안보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미 성과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미 기간 마크 루비오 미 국가안보실장 겸 국무장관과 한미 안보실장 협의를 진행했다.

위 실장은 “(한국에 관세 25%를 물리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은 비관세 장벽을 중심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통상, 투자, 구매, 안보 관련 전반의 패키지를 감안해 협의를 진전시키자고 했다”며 “루비오는 서한은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나라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발송된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5% 관세가 발효되는) 다음 달 1일 전까지 합의를 위한 기회가 있는 만큼 그 기간 중에 합의를 이루기 위한 소통을 한미 간에 긴밀히 해나가자고 했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도 촉구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제반 현안에서 상호 호혜적인 합의를 만들어가자는 과정을 촉진해보자고 했다”며 “이에 대해 루비오 장관도 공감을 표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한미 간 당면 현안과 동맹 발전 방안 논의를 위해서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이번 방미 계기에 지난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만났던 앨리슨 후커 국무부 차관, 실무진과도 접견을 했다”며 “한미 관계 그리고 한반도와 역내 또는 글로벌 현안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일본과 관련해서는 “일본도 상당히 어려운 협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일본은 아주 마이너하지만 (상호 관세율이) 24%에서 25%로 올라갔다. 우리는 (관세율이) 그대로 갔다”라고 했다.

위 실장은 ‘일본보다 조금이라도 관세를 낮게 받는 게 목표냐’는 질문에 “일본은 의식하고 있지 않다. 일본하고 미국은 그쪽 협상이고, 우리는 우리 협상”이라며 “단지 국내에서 여론이나 언론이 비교할까 관심을 갖는 정도이지 그 자체에서 일본을 보고 있진 않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방위비 분담금) 액수가 바뀌는 가능성은 지금까진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위 실장은 “지금 한미 간에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다”고 했다. 이어 “SMA까지 포함된 국방비 논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도 있고, 인도태평양 지역 나라에서도 유사하게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미 간)SMA 자체는 따로 논의된 게 없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주한미군과 관련해 “한국은 미국에 (주둔 비용을)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며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를 ‘부유한 나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