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뉴스1

이재명 정부 1기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 요청안이 국회로 넘어오면서 장관 인사 청문회가 이달 중순부터 열릴 전망이다. 장관 후보자는 여야 이견으로 국회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송부를 재요청한 후 임명할 수 있다. 다만 야당은 후보자 자질 검증으로 여론전을 펼칠 계획이다.

◇고용 김영훈 전과 5건

1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 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12개 혐의로 전과 5건을 갖고 있다. 1994년 도로교통법 위반, 2003년 업무 방해, 2008년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2017년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 교통 방해 등으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받았다. 김 후보자 측은 “노동 쟁의 과정에서 철도노조·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대표 책임’으로 처분받았던 것”이라고 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2005년 음란물 유포 등 혐의로 벌금 1000만원과 몰수형을 선고받았다. 중기부 측은 “한 후보자가 포털 사이트 검색 본부에서 일하던 시기로, 음란 검색물에 대한 관리 책임으로 처벌받았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모두 18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장관에 최종 임명되면 장관급 고위 공직자 가운데 역대 최고 재산 신고액이다. 그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단독주택(약 15억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약 27억4000만원),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약 6억3000만원)을 부동산으로 신고했다. 주식 보유액은 40억원으로 본인이 일했던 네이버(약 23억원) 이외에 테슬라(약 10억3400만원), 애플(약 2억4600만원) 등 미국 기업 주식을 대량 보유했다.

재산 신고에 반영되지 않은 네이버 주식 매수 청구권(스톡옵션) 254억4000여 만원, 성과조건부주식(RSU) 행사가액 4억3000여 만원까지 포함한다면 한 후보자 재산은 440억원을 넘어선다. 한 후보자는 2017년~2022년 네이버 대표였다.

◇통일 정동영 위장 전입 의혹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위장 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 인사 청문 요청안을 보면 정 후보자 부부는 2020년 11월 전북 순창군 동계면 박모씨 집으로 주소를 옮기고 두 달 후 박씨 소유 토지를 매입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농지 취득 과정에서 위장 전입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정 후보자 배우자가 취득한 전국 6곳의 태양광 발전소 중 두 아들과 공동 소유한 1곳은 재산 신고에서 누락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 후보자가 태양광 지원 법안을 공동 발의해 ‘이해 충돌’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강연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외교부 차관 시절인 2019년 2월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강연에서 “미국은 항상 새로운 이민자가 유입된다”면서 “어떻게 보면 ‘자발적 노예(이민자)’를 기반으로 한 나라”라고 했다. 외교부 측은 “당시 조 후보자가 미국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런 표현이 나왔던 것”이라고 했다.

◇과기 배경훈 대체 복무 기간 美 학위 수료 의혹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실 복무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에 따르면 배 후보자는 2003년 9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에서 전문 연구 요원으로 대체 복무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배 후보자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MBA), 스탠퍼드대 대학원 과정 등을 마쳐 제대로 대체 복무를 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보훈 권오을 ‘겹치기 월급’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같은 기간 전국 각지에서 ‘겹치기 월급’을 받은 게 쟁점이 되고 있다. 권 후보자는 2023~2024년 부산 물류회사, 경기 의정부 대학, 서울 종로구 인쇄 업체, 서울 강남구 산업용 자재 전문 기업 등에서 비슷한 시기 급여를 받았다. 배우자도 2022년 서울 강남구·경북 안동에 소재한 두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겹치기 월급’을 받았다. 권 후보자 측에서는 “주로 비상근 자문직을 맡았던 것”이라고 했다.

한편 권 후보자가 2011년 낸 자서전에 전투 경찰 복무 시절 후임병 구타 경험을 소개한 대목도 논란이다. 권 후보자는 책에서 당시 폭력 문화를 소개하며 “당시엔 나도 내 후배 대원들에게 기합도 주고 가끔 구타도 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