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앞에서 “李 대통령 재판 재개하라” 촉구 -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 중지 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사법부는 어떤 압박과 위협에 굴하지 말고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대장동 재판을 계속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남강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열기로 했던 의원총회를 40분 앞두고 취소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차기 지도 체제와 당 개혁안 추진,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점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과 분열이 우려된다”면서 의원총회를 소집하지 않았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윤계 의원들은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김용태·권성동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엔 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 중지 결정에 반발해 서울고법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당 쇄신 문제를 두고선 둘로 갈라져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오후 2시에 예정됐던 의원총회는 취소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며 “지금까지 논의됐던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은, 16일 선출될 신임 원내 지도부에 충실히 전달해 차기 지도부가 계속 논의해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안,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5시간 넘게 토론을 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해 이날 다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옛 친윤계 그룹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파동 당무 감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옛 친윤계 그룹과 갈등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친윤계 핵심 출신인 권 원내대표가 사실상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온 것이다.

그러자 김 위원장과 비윤계 의원들은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의원총회에서조차 개혁안 논의를 막는 현재의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차기 당대표 선거 때까지 김 위원장이 당 개혁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던 재선 의원 그룹의 권영진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총회 취소는 당 개혁을 안 하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국민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은 이날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당이 해체 수준까지 각오하고 전면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옛 친윤계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반응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구(舊)주류 그룹이 김 위원장 등의 당 개혁 요구를 무시 전략으로 넘기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친한동훈계와 손잡고 당 쇄신을 명분으로 옛 친윤계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고 보고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옛 친윤계는 새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파(自派) 의원을 당선시켜 당내 주도권을 쥐려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탄핵의 강을 건너 당의 진정한 통합을 이루고자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동의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도 이날 대선 후보 교체 시도 파동과 관련해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 등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 등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