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9일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서울 여의도 리얼미터 사무실에서 주간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photo 김용재 영상미디어 기자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월 29일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이재명 후보는 48~52%, 김문수 후보는 이보다 10%포인트 낮은 38~42% 사이, 그리고 이준석 후보가 8~12% 사이의 득표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어려워지다 보니 이재명과 김문수의 1 대 1 구도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전략적 단일화 표심 효과에 의해 오차범위 내 결과가 나왔다”며 “블랙아웃 기간 막판 추격, 혹은 역전 가능성도 엿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두 달 동안 치러진 대선 과정이라고 하기에는 여론조사의 흐름이 여러 번 바뀌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특히 변동이 많았던 대선이라고 느껴진다. “국민의힘 경선 이후 김문수·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후보 등록 이후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변수로 구도 변동 가능성 때문에 유권자들, 특히 보수층의 혼란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지지율 변화는 별로 없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선거는 ‘전망적 투표’로서, 앞으로 잘할 것 같은 후보에게 표를 주는 선거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는 ‘회고적 투표’의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을 넘는 상태가 지속되었고, 그로 인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1강,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1중,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1약 구도가 선거 종반까지 계속 이어졌다. 회고적 투표는 통상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에서 나타난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탄핵 직후 치러지는 선거기 때문에, 2017년 대선에 이어 회고적 투표의 성격이 강한 대선이 된 것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고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 어떤 숫자가 ‘회고적 투표’임을 보여줬나. “리얼미터가 지난 1월 초에 조사했을 때 정권교체 여론이 58.5%, 정권 연장 여론이 34.8%였는데, 대선 직전 마지막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정권교체 여론이 54.4%, 정권 연장 여론이 38.7%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탈당은 했지만, 구치소에서 석방된 채 형사 재판을 계속 받으며, 김문수 대 이재명 대결 구도가 아니라,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고 있기 때문에 회고적 투표 성격이 이어지고 있다. 거기다가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거를 하다가, 단일화가 끝내 성사되지 않아 선거 막판 여론의 출렁임을 기대할 수 없게 돼서, 정말 어려운 선거를 치르게 됐다.”

- 비슷한 선거가 있었나. “딱 지난 총선 때를 연상케 하는 선거다. 선거 초반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갔을 때는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붙기도 했지만, 대파 논란 이후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재편되면서 여당 국민의힘이 힘든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 그래도 선거 막판에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는 등 급격하게 반등했다.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컨벤션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기 시작했던 거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보다 낮았던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5월 26~27일 에너지경제 의뢰로 전국 1003명에게 자동응답방식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49.2%, 김문수 36.8%, 이준석 10.3%를 기록했는데, 이는 대략 한 달 전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조사한 결과인 이재명 46.6%, 김문수 27.8%, 이준석 7.5%와 비교하면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10%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 정당 지지율과 정당 소속의 후보 개인 지지율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편인가. “본래는 정당 지지율보다는 후보 지지율이 5% 정도 높은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개운치 않은 후보 확정 과정이 있었지 않나. 홍준표 후보, 한동훈 후보,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이,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치다 보니 뒤늦게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나타난 것이다. 마지막 여론조사(5월 26~27일)에서의 정당지지율이 35.1%였으니,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겨우 정당 지지율보다 높은 지지율을 회복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하와이로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도 소극적이어서, 직접적인 지지 언급이 없었고, 오히려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처음에는 김문수 후보 이름이 없는 점퍼를 입고 유세를 하다, 막판에 겨우 김문수 이름이 새겨진 점퍼를 입고 나와, 울며 겨자먹기 식의 선거 유세를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photo 김용재 영상미디어 기자

-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의 지지율 싸움에서 ‘막판 뒤집기’ 같은 반전이 있을 수 있을까. “그나마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희망이었는데, 이게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다 보니 김문수 대 이재명 1 대 1 구도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전략적 단일화 표심 효과에 의해 오차범위 내 결과가 나왔다. 블랙아웃 기간 막판 추격, 혹은 역전 가능성도 엿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체로 선거 직전 여론조사와 다르지 않게 선거 결과가 나타났던 전례를 보면, 여전히 김문수 후보에게는 끝까지 어려운 선거로 보인다.”

-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었다. 10%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가, 최근엔 15%도 노려봄 직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3차 TV토론에서의 ‘젓가락 발언’으로 꺾였을 거라는 추론이 있는데.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단일화 제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이후로 줄곧 상승세를 보였었다. 5% 안팎이었던 지지율이 선거 막판 10% 안팎으로 오른 것으로, 선거 비용 절반을 받을 수 있는 상황까지 올랐다. 다만 3차 TV토론에서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검증을 이유로, 여성 신체 관련 발언을 꺼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이다. 민주당 지지층과 일부 여성, 시민단체로부터 비판과 사퇴 요구를 받게 되면서 지지율 하락이 우려되자, 이 후보는 사과하면서도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관련 발언이 그대로 담긴 검찰 공소장까지 공개했고, 지난 29일엔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모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고 주장하면서, 강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분이 선거 막판 이준석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일명 ‘깜깜이’ 기간에 돌입했다. 대선 마지막주, 최종 숫자가 어떻게 흘러갈 것 같은가. “3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 1강, 1중, 1약 구도에서, 1강 후보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건 국민의힘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전투표가 치러지는 시점에서조차 김 후보는 본 투표 전까지 단일화 노력을 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고, 이는 2002년 대선에서 단일화를 철회한 정몽준 후보 자택을 찾아간 노무현 후보를 연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하루 전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이 후보 사무실을 찾아 마지막 단일화 제의를 했으나 불발됐고, 김 후보는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본투표(6월 3일) 때까지도 노력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는데, 유권자들에게 측은지심을 발동시키는 이른바 언더도그 효과를 노린 전략적 제스처로 판단된다.”

- 각 후보별로 구체적인 수치를 예상해주신다면.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대략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48~52%가량의 득표율이 예상된다. 김문수 후보는 이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38~42% 사이, 그리고 이준석 후보가 8~12% 사이의 득표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의 기간 동안, 막판 네거티브 폭로전에서 파장이 큰 돌발상황이 연출될 경우 지지율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러한 판세를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여전히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좀 더 큰 상황으로 보인다.”

- 최근 명태균 게이트, 부정선거, 음모론 등 숫자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 이에 따라 통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앞으로 이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착한 거짓말’ ‘나쁜 거짓말’ 그리고 ‘통계를 이용한 거짓말’. 비공표 여론조사라고는 하지만 명태균씨는 ‘통계를 이용한 거짓말’을 온 국민들에게 드러냈기 때문에 여론조사회사들의 신뢰도에 커다랗게 금이 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해 선거를 치르면서,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는 대체로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 없이 후보들의 득표율이 나타나는 것을 보아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나름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응답률이 점차 낮아지고 거짓 응답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난 점은 사실이다. 이에 대한 조사 회사들의 자구 노력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다고 느낀다.”

-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은 왜, 어떻게 생긴 제도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은 선거 6일 전부터 투표 마감 때까지 정당 지지도나 후보자 선호도 등에 관한 새로운 여론조사를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블랙아웃’, 즉 암전 기간이라고 부른다.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선거 직전에 발표되는 경우, 유권자들의 결정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 생긴 제도다. 그런데 이 제도가 오히려 선거 막판에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오히려 가짜뉴스를 조장한다는 반론이 거센 상황이다. 정보 소비량이 늘어난 요즘, 무려 6일 동안이나 공표 금지를 한다는 것이 과도하고, 특히 사전투표자들과 비교해 본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은 막판 판세를 확인하지 못하고 투표를 할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제도라는 지적도 있다.”

-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실제로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들은 법적으로 금지 기간이 없고, 금지 기간이 있는 일부 국가들도 보통 하루이틀 정도에 불과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해 1월 공직선거법 제108조의 선거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 기간 조항을 폐지하자는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현직 의원들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여전히 국회에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음 정부에서는 꼭 이러한 규제를 개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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