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경선 불참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50~60여 명이 13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려 하자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이 뜻을 접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오·유 두 사람이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하면서 이들을 지지한 표심의 향배에 따라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 경선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탄핵에 찬성한 한동훈 전 대표의 1차 컷오프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4강 티켓 중 남은 1장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최종 경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했었다. 이 때문에 같은 ‘탄핵 찬성파’인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에게 오·유 두 사람을 지지한 표심이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의원이 두 사람 공백을 파고들어 1차 컷오프를 통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나 의원은 탄핵에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14~15일 경선 후보 등록을 받고, 22일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다. 29일 2차 경선에서는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최종 후보로 선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상대로 2차 경선과 같은 방식으로 결선 투표를 하고 내달 3일 후보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