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10일 5선의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을 새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와 비윤계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조기 퇴진을 논의하는 시점에 친윤 핵심인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부결시키면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국민 앞에 제시한 상황에서 친윤 핵심이 사태 수습에 나서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한동훈 대표도 권 의원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적절치 않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친윤계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4선 이상 중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서 적어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어서 복잡한 현안을 풀어가야 될 사람이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들이 논의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권 의원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한 분 정도 이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지난 대선 캠페인 때 윤 대통령 비서실장, 대선 선거대책위 당무지원본부장을 맡았고 윤 대통령 당선 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았다.

권 의원은 중진 회의 직후 원내대표 추대 관련 질문에 “중진 의원 전부는 아니고 다수 의원께서 ‘어려운 상황에 그래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어려운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그리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라’는 말씀을 주셨는데 아직까지 결정을 못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조금 더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등록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며 “일단 오전에는 많은 의원들 의견을 듣고 오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날 중진 회동에는 권영세·조경태·윤재옥·박덕흠·김상훈·이종배·나경원·조배숙·윤상현·박대출·이헌승·권성동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의 권 의원 원내대표 추대에 대해 “중진 회의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친윤계가 원내대표를 맡아 전면에 나서 탄핵 방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친윤계가 친한·친윤계 최고위원 숫자가 비등한 상황에서 친윤계 최고위원 전원과 일부 친한계 최고위원 사퇴를 유도해 한 대표 체제 붕괴를 유도하려 한다는 말도 돌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엄청난 상황에서 친윤계가 전면에 나서 ‘탄핵 반대’를 내걸고 사태 수습을 자임할 경우 다가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에선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이 지난 7일 표결에 참여한 데 이어 이날 김상욱 의원과 배현진 의원 등이 2차 탄핵안 표결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재섭 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표결 참여 등을 적극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내란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정권 운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사들은 지금 고개를 들 때가 아니다라는 여론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