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뉴스1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22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의혹을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대구·경북 출신 의원의 시각”이라고 비판한 지 나흘 만에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며 사과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김 위원이 연일 ‘김 여사 리스크’를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문제를 거론하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의 자진 사퇴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김 위원은 자기 거취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얼마 전 제가 우리 당의 대구·경북 의원님들께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며 “이 자리에 계신 윤재옥 원내대표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좀 더 정제된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고, 지금까지처럼 오직 민심을 받드는 것 그리고 총선 승리하는 것에만 매진토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은 지난 17일 ‘명품 백 수수’ 의혹을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투아네트’ 사례에 비유했다. 김 위원은 지난 18일에는 윤 원내대표의 ‘이번 사건의 본질은 몰카 공작이고 정치적 공작’이라는 발언에 대해 “수도권에 출마한 의원과 대구·경북 출신 의원의 극명한 시각차”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 “김 위원이 거친 언사로 야당이 키우려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김 위원이 나흘 뒤인 이날 공개 사과한 것이다. 친윤계에선 “김 위원이 거친 발언을 해온 배경에는 이를 제지하지 않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묵인·방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김 위원은 이날 회의 직후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입장이 변화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저도 짧지 않은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으니까 그것에 기초해서 판단해달라”고 했다. 거친 언행은 잘못했지만,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라는 뜻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