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주요 성과와 당이 앞으로 추진할 개혁 과제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 축소’ ‘불체포 특권 포기’ ‘무노동·무임금’을 3대 정치 개혁 과제로 내걸고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오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혐오 여론에 편승한 쇼”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당의 도덕성을 확고히 세워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하겠다”며 “불체포 특권 같은 구시대적 특권 포기를 말로만 하는 민주당과는 달리 실천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서는 “국민의 요청이기도 하고 실제로 생산성 면에서 본다고 해도 국회의원 정수를 굳이 300명으로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4월 당 회의에서도 “의원 수를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했었다. 김 대표는 253석인 지역구보다는 47석인 비례대표를 우선적으로 줄이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정치 개혁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출신 김남국 의원이 ‘코인 사태’로 칩거하는 동안에도 꼬박꼬박 세비를 받아 비판 여론이 높아진 것을 계기로, 일한 만큼 세비를 받도록 당 차원에서 제도를 고쳐 나가려 한다”며 “김 대표의 개혁안에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특권 뒤에 숨고 있다고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불체포 특권 폐지는 개헌을 해야 하고 의원 정수 축소도 단시간에 합의가 쉽지 않은 사안인데, 주장만 한다고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존재감 없는 당대표의 국면 전환용 카드일 뿐”라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의 주요 성과로 ‘당 안정화’와 ‘건강한 여당·정부·대통령실 관계’를 꼽으며 “앞으로는 외연 확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당이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는 종속적 관계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한목소리, 원팀으로 건강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총선 승리 전략에 대해서는 “도깨비방망이식 비결, 이런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방 들통나는 ’사이다 정치’가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숙성시키는 ‘와인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