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국민공감'이 7일 출범했다. 사진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 기념 첫 모임에 참석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서면서 전당대회 룰(규칙)을 둘러싼 샅바 싸움이 9일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당헌은 당원 투표 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하는데, 당 지도부와 핵심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90% 또는 10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원일수록 윤석열 대통령 지지가 높은데 2024년 4·10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당대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과 가까운 후보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윤계는 현행 룰대로 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대로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권 핵심부에선 성탄절 이전, 늦어도 내년 1월 초까지는 전대 룰에 관한 당헌 개정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대표를 뽑는 만큼 당원 의사를 많이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당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친윤계 인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이번 당대표는 정권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총선까지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대통령실과 원만하고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비윤인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있었던 내홍이 되풀이되면 당도 정권도 끝장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친윤계 주자인 김기현·권성동 의원과 계파색이 옅은 조경태 의원은 당원 투표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최근 “당원들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고, 권·조 의원은 “당원 투표 100%로 가야 한다”고 했다. 김·권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결과가 나오지만, 당원 지지는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7일 라디오에서 룰 변경에 대해 “삼류 코미디 같은 얘기”라며 반대했다. 유 전 의원은 당원 지지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친윤계는 이를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출신인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과 윤상현 의원도 “전대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룰을 바꾸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뽑힌 당대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선출한 지난 8월 전당대회부터 당심 75%, 민심 25%로 룰을 바꿨는데, 그 전까지는 ‘9대1′이었다.

이처럼 주자별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역풍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당 지도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 룰 변경 문제가 일부 논의됐는데 명분이 약하다는 견해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대위원은 “여론조사를 통한 민의 반영 구조가 왜곡돼 있기 때문에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변경 과정이 ‘강행’으로 비칠 경우 여론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자칫 ‘주류 대 비주류’ 구도가 되면 주자별 유불리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최근 지역으로 보좌진을 내려보내 당원 모집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전당대회를 가정하고 전당대회 투표권을 얻기 위한 3개월 당비 납부 기간을 감안할 때 이달 중 ‘우리 편 당원’ 숫자를 최대한 늘려놔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