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합동 총회에서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문희상 전 국회의장, 에토 세이시로 일본 중의원 의원,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윤호중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국민의힘

한국의 한일의원연맹과 일본의 일한의원연맹이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던 대면 합동 총회를 3년 만에 서울 한 호텔에서 3일 개최했다. 연맹은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일 의회 간 안보 대화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합동총회에 보낸 축사에서 “국교 정상화 이후 구축해온 우호 협력 관계에 기반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으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을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과 함께 세계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이러한 도전에 지혜롭게 맞서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일한협력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아소 다로 전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민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간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등 40여 명, 일본 측에서는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자민당 중의원 의원, 간사장인 다케다 료타 자민당 중의원 의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누카가 의원은 “양국 정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일한, 일·한·미 간 긴밀하게 연계하자는 데 일치했으며 양국 의원연맹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한일 양국의 경제 협력과 안보 협력은 이전보다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고 했다.

분향소 방문한 아소 - 일한협력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방한한 아소 다로(자민당 부총재) 전 일본 총리가 3일 서울광장‘이태원 참사’합동 분향소를 방문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양 연맹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합동 회의를 진행한 뒤 양국 관계 개선과 안보 협력 강화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최근 징용 노동자 소송 등 역사 문제, 대한(對韓) 수출관리 강화(수출 규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 정신으로 되돌아가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하고, 한일 정상이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합의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양 연맹은 이어 “양국의 발전과 미래,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양국 정상이 진지하게 회담하고 새로운 한일 관계의 모습을 추구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한일 정상이 ‘셔틀 외교’를 부활시켜 정상 간 긴밀한 대화의 장을 가질 수 있도록 양국 의원들이 환경 정비에도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한일 의회 간 안보 대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오전 일본 정부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국제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첫 정식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차 높아지자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를 더욱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일 간에는 징용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