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자 당내 이준석계 인사들이 잇달아 반발하고 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2일 페이스북에서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을 전체 투표로 결정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전날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뜻을 모은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한 의원은 한 명(김웅)뿐이었지만, 침묵한 이들이 모두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다.
허 대변인은 이어 “무엇이 급한지 우리는 절차적 정당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지금의 논의 방향이 혼란의 종식이 아니라 혼란을 더 조장하는 분열로 가는 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 무등산을 등반한 사진을 올리면서 “마음대로 하는 것 같지만 꼭 그리될지는…”이라며 “힘의 원천은 민심이라는 걸 알겠죠”라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지록위마(指鹿爲馬), 간신들의 시대”라고 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간신’은 비대위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친윤계’를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토론배틀’로 선발된 임승호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사퇴했지만 사퇴한 게 아니라는 ‘사퇴호소인’들의 절대반지에 대한 탐욕이 눈물겨울 지경”이라고 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일부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임 대변인은 “알량한 밥그릇 하나 지켜내면 뭐하겠느냐. 정작 그 밥그릇에 밥이 채워질 일이 없을 텐데”라며 “빈 밥그릇 빼앗길까 봐 벌벌 떠는 본인들이 ‘비상상황’이 아니라, 민생경제 위기에 놓인 국민이 비상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