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주자들이 12일 ‘이준석 대표 징계’에 따른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출범’을 계기로 빠르게 몸을 풀고 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당원권이 정지되는 6개월 동안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그사이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새 당대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차기 당권 주자들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안철수(가운데) 의원과 김기현(왼쪽)·정진석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이 주최한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안 의원이 대선 이후 국민의힘 소속이 된 뒤 처음 개최한 행사로 안 의원이 차기 당권을 위한 세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민·당·정 토론회를 열었다. 안 의원이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의힘 소속이 된 이후 처음 개최한 행사였는데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당 주변에선 “안 의원이 세(勢)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원팀으로 뭉쳐서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처럼 ‘인수위 시즌2′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면 다시 국민적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안 의원이 인수위원장 경력을 내세우면서 현재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자신이 이끌었던 인수위처럼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축사를 했고, 정점식·유상범·배현진 등 친윤계 의원도 다수 참석했다. 정부 측 토론자로는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안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매주 1번씩 ‘과학기술 발전’ ‘감염병 대응’ ‘연금개혁’ 등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른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안 의원보다 먼저 공부모임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띄웠다. 13일 두 번째 모임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새미래 첫 모임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불린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가 경제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 축사에서 안 의원과 부산 중앙중학교 선후배 사이라고 소개하면서 ‘뼈 있는 말’을 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님은 우리 당과는 많은 우여곡절과 인연이 있었지만 당적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풍찬노숙하며 우리 당을 지켜온 많은 동지의 바람을 잘 살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힘을 합쳐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자신이 탄핵 정국에서 ‘풍찬노숙’하며 당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적을 여러 번 바꾼 안 의원을 견제한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차기 당대표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해 “내년 당대표가 해야 될 역할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맞는다, 그렇다면 출마를 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두고 보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이준석 대표에 이어 2등을 했다. 5선의 주호영 의원과 4선의 윤상현 의원도 차기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