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교육감 선거에서만큼은 달랐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9곳에서나 당선되며 과반을 지켜냈다. 2014년, 2018년의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지나며 진보 교육에 대한 피로도가 쌓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건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표가 분산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 충남, 세종 등 3명 이상의 보수 후보가 난립한 지역에서는 모두 현직 진보 교육감이 자리를 지켰다.
서울에서는 진보 성향의 조희연 교육감이 득표율 38.1%로 당선됐다. 이로써 조 교육감은 3선에 성공했다. 조 교육감은 현재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를 부정 채용한 혐의로 ‘공수처 수사대상 1호’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자사고 취소 소송에서 전패하고 그린스마트학교 등 혁신학교 관련 사업을 강행하며 학부모들이 집단반발에 나서는 등 여러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것이다. 이는 보수 성향 후보들이 단일화를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조 교육감이 일종의 반사이익을 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울시의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은 2014년, 2018년에 이어 8년째 단일화에 실패했다. 이들의 득표율을 합하면 조 교육감의 득표율을 훌쩍 넘기는 과반 이상이다. 2위를 한 조전혁 후보는 23.49%, 박선영 후보는 23.10%, 조영달 후보는 6.63%로 세 후보의 총득표율은 약 53%다.
지난 3월 30일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협의회에서 단일후보로 조전혁 후보가 선출됐지만 박선영·조영달 후보가 중도 이탈하면서 보수 후보 간 갈등이 빚어졌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후보 간 욕설과 비방전이 폭로되는 등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였다. 한 교육계 인사는 “처음부터 (조 교육감이)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가 없는 선거였다”며 “보수 후보들은 교육 수장이 되겠다고 나설 그런 자질이나 소양이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세종, 충남 등 보수 후보가 여러 명으로 분산된 선거에서도 모두 진보 성향의 현직 교육감이 자리를 지켰다. 김지철 충남 교육감은 33.79%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중도·보수 성향의 후보 조영종·이병학·김영춘 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면 66%에 달한다. 최교진 교육감이 약 30% 득표율로 당선된 세종시에서도 최태호·이길주·강미애 후보가 총합 49%대의 득표율을 얻어 분산된 보수 표가 결국 승패를 갈랐다.
반면 보수·진보 단일후보 두 명이 붙었던 경기도에서는 보수 성향의 임태희(54.79%) 후보가 성기선(45.20%)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교육감 직선제가 실행된 이후 보수 성향의 경기도 교육감 후보가 탄생한 건 처음이다.
인물 경쟁력이 중요한 교육감 선거에서는 단일화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정책은 오래 추진하다 보면 피로감이 쌓일 수밖에 없어서 어차피 찬반이 갈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인물 경쟁력이 확실히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