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은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노태악(60) 대법관을 내정했다. 노 대법관은 최근 대선 사전 투표 부실 관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노정희 선관위원장(대법관)을 이어 차기 선관위원장을 맡을 전망이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9명) 중 호선(互選)으로 선출되는데, 대법관인 위원이 맡는 게 관례다. 노 대법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6·1 지방선거에 이어 2024년 총선 등을 관리하게 된다.

지난 2020년 2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는 노태악 대법관. /뉴스1

대법원은 이날 “노태악 내정자는 다양한 재판 경험과 치밀한 법이론을 갖춘 정통 법률 전문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며 “법원 내·외부로부터 두루 신망을 받고 있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지난 18일 “대선 확진자 사전 투표 관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법관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은 아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과 ‘술친구’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물러났다가 현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지낸 노태강 주(駐)스위스 대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노 대법관은 2020년 대법관이 된 후 주요 사건에서 중도 색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4월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헌재가 박탈한 국회의원직을 돌려달라”며 낸 상고심 주심을 맡았다. 당시 재판부는 “정당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돼 (헌재에 의해) 해산됐는데도 소속 국회의원이 그 직을 유지한다면 정당이 계속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경남 창녕 출신인 노 대법관은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6기를 수료했다.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을 시작으로 대구지법, 서울고법, 대전지법 등에서 재판 업무를 수행했고,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다. 김 대법원장은 조만간 노 대법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