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 대해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일 발표된 1차 조각 인선에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안 들어갔다’는 질문에 “지난달 3일 윤 당선인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으로 정권을 운영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 만한 능력 있는 분들은 추천도 해 드렸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공동정부 구성을 협의한다’는 단일화 합의가 기대만큼 지켜지지 않았지만, 인사는 당선인 권한이니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안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전날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저에게 먼저 사의를 밝혔다”며 “이 의원이 대선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인수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점에 대해 본인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을 제게 전해온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사퇴를 두고 ‘조각에 안 위원장 측 추천 인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히는 문자 메시지를 언론에 보낸 뒤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외부와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 사퇴를 기점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도 일시 중단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합당 관련한 실무협의는 지난 10일 다 끝났고, 이준석 대표와 안 위원장의 합당 선언만 남겨뒀는데 국민의당이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진행을 미루고 있다”며 “13일에 발표될 2차 조각 인선 결과에 따라 합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합당 진행 상황에 대해 “지금 당에 사무총장을 포함해 당직자들에게 사실은 맡겨 놓은 상태”라며 “이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조각을 둘러싸고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측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오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안 공동정부 구상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