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당선 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경북을 찾았다. 윤 당선인 측은 “대선 유세 때 ‘당선 후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산업단지 폐공장을 방문해 윤창배 한국산단공단 경북본부장에게 산단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은 이날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앙정부건 지방정부건 불필요한 규제를 싹 풀어야 한다”며 “그래야 사업을 하지, 공무원들이 앉아서 따지는데 누가 돈 들고 기업 만들러 들어오겠느냐”고 했다. 윤 당선인은 산업단지 내 폐업한 공장을 둘러본 뒤 “기업들이 많이 다시 돌아와서 과거보다 좀 더 고도화된 생태계가 구미에 만들어져야 한다”며 “여기에 있던 대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원인도 잘 생각해서 기업들이 여기 내려올 수 있도록 저도 많이 노력하고 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정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안동에서는 지역 유림(儒林)과 만나 “우리 국민 전체가 역사를 바로 알고 조상과 뿌리와 또 그분들의 문화를 제대로 배워서 우리 문화,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윤시오 파평 윤씨 안동종친회장은 윤 당선인의 이름 두 글자를 따 ‘석심성국태(錫心成國泰) 열락원민안(悅樂願民安)’이라고 쓴 족자를 전달했다. ‘강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이 태평성대를 이루게 해주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시길 기원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윤 당선인은 “(족자를) 집무실에 걸어두겠다”고 했다.

尹, 안동 유교문화회관서 어르신과 맞절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경북 안동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박원갑(왼쪽) 경북향교재단 이사장과 맞절을 하고 있다. 박 이사장이“윤 당선인이 전에 안동에 오셨을 때는 저희가 큰절을 받았다. 이제는 당선인이 되셨으니 제가 대표로 큰절을 올리겠다”며 절을 하자 윤 당선인도 맞절을 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은 상주 풍물시장과 포항 죽도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는 대선 유세 때 했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다시 선보였다. 윤 당선인은 “제가 선거 과정에서 여러분께 약속드린 그 말씀은 제가 하나하나 챙겨서 전부 잘 이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좀 더 자세한 말씀을 드리고 싶어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선거법이나 정치 윤리 문제가 있어 더는 말씀 못 드린다”면서 “하여튼 여러분께서 제게 기대하고 계신 것은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12일에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